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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자동차 산업 “전멸직전”/로버사마저 독 BMW서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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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자동차 산업 “전멸직전”/로버사마저 독 BMW서 인수

입력
1994.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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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사 미 포드에 매각이어/주문생산 롤스로이스만 겨우명맥 랜드로버로 명성을 떨쳤던 영국의 로버자동차사가 독일의 고급승용차메이커인 BMW사로 넘어갔다. 이로써 한때 세계자동차산업을 선도했던 영국은 독자적인 대규모 자동차회사가 하나도 없는 신세로 전락했다. 영국의 자랑거리중 하나였던 재규어사는 5년전 미국의 포드사가 인수한바 있다. 최고급자동차를 수제작하는 롤스로이스는 아직 영국기업이 보유하고 있으나 소규모 주문생산에만 의존하고 있어 영국의 자동차산업은 사실상 전멸하게 된 셈이다.

 로버사의 주식80%를 소유하고 있는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BA)는 31일 보유지분을 모두 8억파운드(약9천6백억원)에 BMW사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나머지 2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로버사의 인수에 관심을 가져왔던 일본의 혼다자동차사는 이같은 매각결정에 큰 불만을 표시했다.

 로버사의 매각대금 8억파운드는 전문가들의 평가치인 5억∼6억파운드를 훨씬 웃도는 유리한 조건이어서 이날 런던증시에서 BA의 주가는 큰폭으로 치솟았다.그러나 일부 언론과 국민들은 영국의 자존심중의 하나인 로버사가 독일에 넘어가게 된데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국영체제로 운영되던 로버사는 지난 88년 대처정부의 민영화정책에따라 BA사가 1억5천만파운드에 불하받았다. 로버사는 지난해 9백만파운드(약96억원)의 적자를 냈으나 영국내수시장이 불황에서 벗어남에따라 매출이 급신장, 올해부터는 상당폭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BA가 이같이 로버사를 매각키로 한것은 고부가산업인 우주항공산업에 전념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BMW사가 로버사를 인수한 것은 유럽국가중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싸고 독일 다음으로 유망한 자동차시장인 영국에 교두보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독일의 경우 자동차산업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임금이 16·90파운드(약2만3백원)인데 비해 영국은 절반수준인 8·60파운드(약1만3백원)에 불과하다. 통독 이후 국내경기의 침체와 고임금 때문에 지난해 9%의 매출감소를 기록한 BMW사는 이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위해 영국진출을 꾸준히 시도해왔었다. BMW사는 이같은 이유로 영국내 로버사의 모든 생산시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생산량을 더 늘려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7만1천명의 직원을 두고있는 BMW사는 지난해 승용차 53만4천대와 오토바이 3만6천대를 생산했는데 연산43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로버사를 인수함으로써 1백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게 됐다.【런던=원인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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