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고 보자” 심리유발 난폭운전 등 불러/“월급제돼도 현요금으론 별무효과” 지적 완전월급제를 유언으로 남긴 택시운전사 김성윤씨(62) 자살사건을 계기로 사납금제도에 대한 불만이 분출되고있다. 1월24일 김씨의 죽음 이후 27일에도 두사람이 운전중 과로로 순직하거나 생활고로 자살, 택시운전사 불행이 잇달았기 때문이다.
서울시내 2만4천여대 법인택시의 근무여건은 월 임금의 반 이상이 개인의 노동강도에 따라 결정되는 임금체계때문에 크게 악화됐다는 것이 택시운전사들의 주장이다.
택시운전사들은 매일 5만원정도의 사납금을 내고 월 40만∼50만원의 임금을 받는다. 사납금 이외의 수입을 일정비율로 회사와 나누거나, 운전사가 전액 차지하는 현재의 임금체계 아래서는 장시간 노동이나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운행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운전사들은 택시의 서비스문제가 늘 지적되는 것도 이러한 임금체계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으며,특히 지입제나 도급제같은 전근대적 회사구조 때문에 서비스보다는 「우선 돈을 벌고보자」는 심리가 앞설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런 목소리들이 반영돼 지난해 12월 운송수익금은 회사가 전액 관리, 완전월급제와 성과급제를 시행한다는 내용의 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입법예고됐다.
그러나 완전월급제나 성과급식월급제로 임금체계가 정착된다 해도 현재의 택시요금 수준으로는 근무여건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못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월급이 적정수준이 되리라고 기대하지 못하는 것이다.
택시운전사 근로조건 악화는 회사의 만성적인 경영난에도 원인이 있다. 지난해만도 전국에서 19개 택시회사가 부도등으로 문을 닫았다. 또 교통체증으로 인한 주행률감소와 운전사구인난으로 총8만6천여대의 법인택시중 20%에 달하는 1만7천5백여대가 운행을 못하고 있다.
택시가 고급교통수단으로 분류돼 법인택시에 10%의 부가가치세가 부과되는 현행 세제도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한 요인이다.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택시업자와 운전사들은 요금인상만이 해결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 박병선기획과장(38)은 『택시에 대한 과수요현상과 너무 낮은 택시요금이 근본적인 문제』라며 『 임금제도 개선에 앞서 요금체계개선과 교통수송분담률조정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소리들을 수용할수 없는 서울시 당국은 ▲법인택시와 개인택시 허가를 동결하고 현재 3천9백여대인 모범택시를 점차 늘려가는 방안 ▲97년 지하철 2기 개통과 함께 택시의 수송분담률과 실차율(전체운행시간중 승객이 탄 시간비율)을 낮추는 방안등으로 승객과 택시회사 운전사 3자 모두가 불편한 택시 후진성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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