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부끄러움」서 회교도무지 등 폭로/교단서 “처형” 명령… 살해위기 방글라데시의 젊은 여성시인이자 작가인 타스리마 나스린(31)은 여성의 오르가슴, 부부간의 성폭력, 회교도들의 무지 등을 페미니스트적인 시각에서 폭로했다는 이유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 소설 「악마의 시」의 작가 살만 루시디처럼 타스리마 나스린은 강경 회교지도자들로부터 「불경스럽다」는 언도를 받았으며 그를 살해하라는 명령이 떨어져 있다.
이란의 호메이니옹이 살해 명령을 내린 영국 국적의 루시디는 89년부터 외국에서 도피생활을 하고 있지만 나스린은 지난해 여권을 압수당해 외국으로 떠날 수도 없다.
지난해 9월 방글라데시의 지방 회교성직자들의 모임인 「이슬람 전사들」은 6개월 전에 출판된 소설 「부끄러움」이 『이슬람 타도를 획책하고 있다』며 나스린을 15일 이내에 처형할것을 명령했다. 「이슬람 전사들」은 방글라데시 정부에 나스린을 구속할것과 사형을 요구했다.
「이슬람 전사들」의 입장이 전해지자 1만여명에 이르는 군중들이 나스린의 사형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광적인 군중들은 나스린의 인형을 화형했고 그의 작품들을 불태웠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경찰을 투입해 나스린을 보호했으나 그가 주장하는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는 충분히 방어하는것같지 않다. 국제 펜클럽이나 국제 앰네스티등 외국에서는 나스린 보호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나스린이 곤경에 처하게 된것은 지금은 판금됐지만 5만여부가 팔린 69쪽 분량의 소설 「부끄러움」 때문이다. 그는 이 작품을 92년 광적인 힌두교도들이 인도에 있는 아요다 회교사원을 파괴한 「아요다 사건」이 일어나 회교와 힌두교도의 폭력적 갈등이 극에 달했을 무렵 7일만에 썼다.
힌두교도 대학교수 가족이 이슬람의 나라인 방글라데시에서 받은 수년 동안의 차별을 다루고 있는 이 소설은 딸이 아요다 사건 뒤 강간살해 당하며 가족은 인도로 도망간다는 이야기이다.
그는 『나는 힌두교도가 아니지만 나는 그들이 받는 미묘한 박해를 목격했다. 아요다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힌두사원이 불탔을 때 나는 그들의 곤경을 함께 느꼈다』고 말했다.
이 책이 출판되기 전부터 나스린은 14권의 책과 칼럼 모음을 통해 성에 대한 진보적인 이념과 여성의 권리를 유포시킨다는 점 때문에 보수적인 회교도들로부터 심한 공격을 받고 있었다.
마취과 의사이기도 한 나스린은 15세 때부터 여성해방을 주장하는 작품을 썼다. 두번 결혼했으나 이혼했고 이 경험을 87년 발표한 시 「결혼」에 담기도 했다.
그가 회교를 본격적으로 비판하기 시작한것은 회교가 방글라데시의 국교로 선포된 88년부터이다.
방글라데시에 만연한 소위 「부정한 여인」살해는 회교 교리 때문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생명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카시의 자택에서 베다 성경 코란등에 나타난 성차별을 분석하고, 회교교리와 여성의 경제적인 위치의 관계를 탐구하는 새 소설 「처녀시절」을 집필하고 있다.【이현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