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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부대변인(장명수 칼럼: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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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부대변인(장명수 칼럼:1638)

입력
1994.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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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는 여성 부대변인을 기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지 한달이 되도록 사람을 못 찾고 있다. 그동안 30여명의 후보들을 놓고 인선작업을 벌였으나, 교섭 과정에서 몇몇 후보들이 고사하는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여성계에서는 여성들을 많이 등용하라고 늘 압력을 가하지만, 막상 적합한 여성을 찾는다는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조직을 관리해 본 경험을 가진 여성이 워낙 부족한데다가 애써 후보를 찾고 보면 사양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에 대한 여성들의 지원도 거의 없다. 각종선거에서 여성후보를 공천해 보면 여성유권자들이 전혀 관심을 안보여 번번이 낙선하곤 한다』

 정부나 정당의 고위인사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하고 있다. 김영삼대통령도 정당대표시절에나 대통령이 된후에나 기자들 앞에서 같은 어려움을  털어놓곤 했다. 왜 마땅한 여성인재를 찾기가 그토록 힘들까.

 가장 큰 이유는 앞서 지적된바와 같이 공적인 자리에서 일해 본 여성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것이다. 경험이 부족한 여성이 어떤 중요한 자리에 임명되면, 온 세상의 불안해 하는 시선이 그에게 몰리고, 그는 제대로 일해 볼 겨를도 없이 실패자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전문성과 경험이 없다』 남자에게는 별로 문제가 안되지만, 여자에게는 엄청난 약점이 된다.

 여성에게 그토록 배타적인 풍토를 지켜보면서 전문직에서 자리잡은 여성들은 정부나 정당의 제안에 응할 생각을 더욱 잃게 된다. 그들은 자기직업에서 자리잡기까지 성차별의 벽을 어렵게 극복했기 때문에 새로운 분야에서 뿌리내린다는것이 얼마나 어렵다는것을  잘 알고 있다. 특히 여성이 정계나 정부기구안에 진출한다는것은 그분야에서 뻗어나가기보다 「일회용 소모품」으로 끝나기 쉽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김대통령은 첫조각에서 3명의 여성장관을 임명했을 뿐 아니라 여성대사, 여성장군을 임명하겠다고 약속한바 있다. 청와대 여성 부대변인도 새정부의 여성기용 확대를 알리는 한 상징으로 추진돼 왔다. 새정부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일단 중용한 여성들이 사회적 편견과 악조건을 극복할 때까지 지원해 주고, 시간을 준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여성을 몇명 더 고위직에 임명하는것으로 여성영역의 실질적인 확대가 이루어지는것은 아니다. 등용된 여성들이 악조건을 뚫지 못해 실패를 거듭하면, 여성인력 활용은 오히려 후퇴할 위험이 높다. 여성부대변인 채용이 난산을 겪고 있다면, 여성부대변인이 앞으로 어떤 환경에서 일하게 될것인지를 여성의 입장에서 한번 살펴봐야 한다.【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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