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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발굴풍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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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발굴풍년(사설)

입력
1994.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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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동의대박물관 조사단이 경남 김해군 양동리 가야고분에서 발굴한 AD 3세기의 완형 수정제 목걸이는 사진으로만 보아도 흥분이 온몸을 타고 흐른다. 우리조상들의 높은 문화수준과 한반도가 문화의 보고 임을 새삼 일깨워 준다. 함께 발굴된 한나라의 명문이 새겨진 유명동정등 가야의 숨결이 어린 1천30여점의 유물도 우리 고대사의 미완의 부분으로 남아있는 AD 1∼2세기 초기철기시대등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발굴유물은 화려함과 함께 내실 또한 알차 그만큼 더 기대감을 갖게한다. 최근 우리는 연이은 문화재발굴의 흥분속에 산다. 지난번 부여에서 1천3백년만에 그 화려한 자태를 드러낸 금동롱봉봉래산향로를 보고 우리는 백제시대의 높은 문화수준에 숨을 죽였다. 향로의 흥분이 채가시기도 전에 현재 우리는 거북선을 찾아낼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문화재당국은 임진왜란당시의 총포 3점이 인양됐던 전남 여천시 신덕동 앞바다에서 25일 승자총통 3점이 다시 인양됨에 따라 이 일대에 대한 본격적인 탐사에 들어갔다.

 상황은 다르지만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해외유출문화재의 실상확인작업의 하나로 발간한 「일본소장1 민예관―한국문화재」 도록도 일본속에 파묻혀있는 유물의 소재를 확인, 도록에 담았다는 점에서 새로운 의미의 발굴이라고 할 수 있다. 한번 해외로 유출된 문화재를 돌려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반환받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어디에 무슨 문화재가 있는가 찾아내 도록등에 담아 학술연구등에 활용하는 것은 땅속에 묻혀있는 유물을 발굴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처럼 문민시대를 맞아 계속되는 문화재 발굴소식을 반가워하면서도 어딘가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70년대 우리는 수많은 유적을 발굴하면서 「보물찾기식의 발굴」 「금관찾기식의 발굴」이란 비판이 한쪽에서 떠올랐음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묻혀있는 문화재를 발굴해 조상의 숨결에 접하고 이를 연구하는 것을 막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화재보존·처리기술등의 발달로 상황이 옛날과 많이 달라졌지만 「실적위주」의 졸속발굴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유적을 발굴할땐 사전조사·연구를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다. 발굴문화재는 보존을 제대로 하고 학술연구등에 활용하지 못할바엔 차라리 땅속에 그대로 묻어두고 때를 기다리는 편이 낫다. 문화재는 제대로 보존하고 학술연구등에 활용할때 역사의 숨을 다시 쉬게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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