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창간호이어 이달중순 봄호 선봬/정기구독자 1,000명… 장애인 등불역 톡톡 가정주부들이 모여 장애인전문잡지 「열린 지평」(계간)을 펴내 잔잔한 파문을 던지고 있다.지난해 11월 창간호에 이어 이달 중순에는 봄호가 선을 보였다.장애인들에겐 삶의 희망을 주는 대신 장애인과 정상인들 사이에 놓인 두터운 벽을 깨고 열린 마음으로 더불어 살아가게 하는 노력이 짙게 배어 있다.
슬프고 어두운 내용보다는 밝고 긍정적인 얘기로 채워진 것도 특징이다.
다리와 발가락으로 예술혼을 불태우는 임인석화가, 청각장애를 가졌으면서도 현대정공에 입사한 송지욱씨등 좌절하지 않고 극복하는 장애인의 삶이 가정주부의 입장에서 그려져 있다.
「열린 지평」은 30년 넘게 사귀어 고향친구이면서 자원봉사자로 함께 일해 온 주부 5명의 땀의 결실이다.
전북 전주시의 한 동네 출신이다. 복지시설등에서 자원봉사를 해 오던 박연신(50) 조수련(50) 최선례(56) 허영배(56) 박정수씨(56)등은 지난해 7월 자신들의 힘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수 있는 의미있는 일을 하자며 이 일을 선택했던 것.
편집장이자 시조시인이기도 한 박연신씨는 『자녀들이 다 커 가사부담이 없고 우리들의 미력한 힘이나마 생활하기 힘든 장애인들에게는 정신적인 힘이 될 것같아 시도했다』고 했다.
장애인잡지라는 특수성때문에 시장성이 없어 선뜻 발행하기 힘든 전문지이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펴낸 책으로 인해 장애인들중에 단 한사람이라도 절망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큰 보람이라고 생각한다며 발행을 감행한 것이다.
국판크기 60쪽분량의 열린 지평은 편집과 취재 제작 영업 발송 사무실청소원등 1인3∼4역을 하고 있다.
취재경험이 없는데다 더구나 영업은 해 본적이 없기 때문에 예상외의 어려움이 있지만 서점에서 열린 지평을 찾는 독자를 보면 힘들었던 일들이 봄 눈 녹듯 사라진다고 했다.
책을 한 권 내기까지는 편집회의에서 취재 편집 제본까지 걸리는 한달동안은 서울 종로구 경운동 15평규모의 사무실에서 야근까지 하는 경우가 많다.
조수련씨는 『취재원이 대부분 장애인이기때문에 취재를 하다 가슴이 아파 운적도 많고 야근을 할때는 남편과 자녀들에게 매우 미안했다』며 잡지를 만드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고 했다.
창간한지가 얼마 안돼 홍보가 널리 안됐지만 현재 정기구독자 1천명을 확보하고 대형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발행인 최선례씨는 『가족들이 적극 지원해 줘 재정적인 어려움은 극복하고 있읍니다. 독자들의 반응이 좋아 알찬 내용으로 책을 꾸미는게 앞으로의 욕심』이라고 말했다.【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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