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외 낮은 형량 입법취지 퇴색” 지적도 지난해 사정한파로 구속돼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던 인사들이 법원의 집행유예판결이나 보석 또는 구속집행정지결정으로 잇따라 풀려나고있다.
서울고법 형사4부는 28일 안영모 전동화은행장(68)으로부터 2억1천만원의 뇌물을 받고 1심에서 징역5년이 선고된 국회의원 김종인피고인(54·무소속)에게 자수한 점을 참작, 징역2년6월에 집행유예4년을 선고해 석방했다.
이 재판부는 또 지병으로 구속집행정지결정을 받은 안전행장에 대해서도 김피고인과 같은 형량을 선고, 석방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서울고법 형사5부는 공군장성인사비리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5년의 실형이 선고된 전공군참모총장 정용후피고인(60)에게 자수한 점을 들어 징역3년에 집행유예4년을 선고, 석방했다.
정전공군총장과 김의원등이 자수한 점이 참작돼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점에 비춰볼때, 자진출두해 혐의를 시인한 율곡사업비리 및 군인사비리혐의 구속자들에게도 대거 집행유예가 선고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들에게 적용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죄등은 집행유예를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법정형량을 징역10년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법원이 정상을 참작, 징역5년까지 선고형량을 낮춘뒤 다시 자수한 점을 들어 집행유예가 가능한 징역3년이하로 형을 낮춰 입법취지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재야법조계는 또 법원이 범죄발각이후 자진출두하는 경우를 당연히 자수로 인정하며 영장제시 전 출두하는 경우까지 자진출두로 간주, 자수요건이 지나치게 느슨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집행유예등 판결과는 별개로 서울고법 형사3부는 28일 슬롯머신업자 정덕일씨(45)로부터 5억여원의 돈을 받아 1심에서 징역1년6월이 선고된 전대전고검장 이건개피고인(53)의 보석신청을 받아들여 석방했다.
이피고인은 1심선고직후인 지난해11월 녹내장과 고혈압으로 법원의 구속집행정지결정을 받아 서울순천향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한편 슬롯머신비리로 구속돼 1심에서 징역1년6월을 선고받은 전병무청장 엄삼탁피고인(54)은 1심직후 녹내장증세로 법원의 구속집행정지결정을 받고 서울강남성모병원에 입원중이다.【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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