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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탈냉전후 무기수출 혈안”/작년 3백40억불 사상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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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탈냉전후 무기수출 혈안”/작년 3백40억불 사상최고

입력
1994.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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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유럽·중국에 경쟁 부채질/동남아 등 지역분쟁조장 우려 지난해 미국의 해외무기판매고는 3백40억달러를 돌파,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지가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정부가 탈냉전 이후 무기확산을 억제하면서도 무기수출에 열을 올리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의 무기수출이 전세계의 무기확산을 촉진시킬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널지 보도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탈냉전 이후 미국은 「지구촌 안보」라는 명목으로 무기확산 금지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현재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무기를 팔기위해 혈안이 된 나라가 됐다. 아시아국가들, 스위스, 중동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무기수출의 고삐를 풀어놓은 상태다.

 이는 침체된 미국내 방위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우주항공산업 실업률을 더이상 떨어뜨리지 않기위해서이다.미국의 방위산업 관계자들조차도 미국등 무기수출국들이 자국의 방위산업 보호와 실업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지구촌 안보는 지나치게 경시하고 있음을 걱정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무기수출 확산이 우주항공산업에도 별로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견해도 있다. 윌리엄 페리 미국방부부장관은 『무기수출은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을 확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무기수출에 혈안이 돼있지만 그렇다고 방위산업의 실업률을 떨어뜨리지는 못했다. 현재 미국 방위산업 인구는 매달 2만명씩 줄어들고 있다. 지난 87년 이후 20%씩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만도 감소율이 11%였다. 현재 방산업계의 총 실업인구는 2백70만명이다.

 미국의 무기수출은 러시아 유럽 중국의 경쟁을 부채질했다. 이는 지역분쟁의 가능성을 증가시키고 있다. 결국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동서간의 긴장완화로 전체적인 무기수요는 줄었지만 대만이나 태국등 일부 동남아국가들은 군비를 증강하고 있다. 이런 현상으로 지역분쟁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동남아의 무기시장을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등 주요무기수출국의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92년 미의회조사국의 통계에 의하면 전세계 개발도상국의 무기수입액은 총 2백39억달러이다. 이중 57%를 미국에서 들여왔다. 87년에는 13%에 불과했다.

 특히 중국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러시아제 S0―27 플랭커전투기 및 첨단기술을 도입해온 중국은 1천여명의 러시아과학자들을 채용해 제트기를 생산, 수출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제임스 울시미중앙정보국(CIA)국장은 상원에서 『이스라엘이 미국에서 취득한 기술을 지난 10여년 동안 수십억달러어치나 팔았다』고 증언했다.

 미정부는 『우리가 수출하지 않으면 다른 나라가 대신한다』고 변명하고 있지만 미국의 무기판매가 각국의 경쟁으로 이어져 지역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분명하다. 미국은 무기수출을 통제할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뉴욕=김수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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