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품종 「마스」 맛도 칼로스에 “버금” 클린턴 미대통령의 출신지로 유명한 아칸소주 리틀록시를 중심으로 한 남부 미시시피강 유역은 미국의 가장 방대한 곡창지대이다. 한국의 호남평야 면적인 40만㏊보다도 더 넓은 53만여㏊의 논에서 쌀이 재배되고있다.
이곳의 평야지대는 옛부터 불리던 「대평원」이란 이름에 걸맞게 망망대해와도 같은 들판의 연속이다.
리틀록시에서 남서쪽으로 얼마 떨어지지않은 슈트트가트란 작은 도시에는 미국내 정미회사중 규모가 가장 큰 라이스랜드사와 아칸소주립대 산하 쌀육종실험실이 있다.
라이스랜드사의 한 관계자는『우리는 이미 충분한 재배면적과 함께 칼로스를 능가하는 뛰어난 고급품종의 자포니카종 쌀을 공급할 준비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또 아칸소 쌀육종실험실의 로빈슨회장은 『자포니카종이 이지역 여건에는 맞지 않는다는 일반적인 견해와는 달리 우리는 이미 81년에 「마스」(MARS·화성)라는 자포니카종을 개발한 이래 오리온·벵갈등의 신품종을 개발했으며 동양권을 포함한 전세계에서 우수한 쌀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있다』고 말했다. 로빈슨회장은 또『UR협상이 타결된 이상 당장 올해부터 아칸소지역의 자포니카종 쌀재배면적은 눈에 뛰게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평소 이 지역 쌀재배면적의 10%내외에 불과한 자포니카종 쌀의 경우 지난 73년에는 전체 재배면적의 22.6%까지 재배된 적도 있다.현재 생산되고있는 마스품종도 칼로스쌀과 맛이 잘 구별되지않을 정도로 좋아지고있다.
캘리포니아산 자포니카종 쌀이 아무리 한국과 일본인의 입맛에 맞다고 하더라도 농지면적이나 쌀생산량 증가에는 뚜렷한 한계가 있다.
이같은 사실은 캘리포니아주 농업관계자들이 미농무부의 농산물분류상 최고의 품종인 1등급 자포니카종쌀만 생산한다고 하면서도 지난해 쌀재배면적은 미국 전체 재배면적인 1백26만㏊의 14%인 18만㏊였고 생산량은 미국전체 생산량의 20%수준인 1백50만톤에 불과한 것만 봐도 알 수있다.
부시행정부에서 3년간 농업담당차관보를 지낸 U C 데이비스 농업경제학과의 다니엘 섬너교수는 『캘리포니아는 강력한 환경오염규제와 물사정등을 감안할때 그 지역의 쌀재배 면적은 앞으로 많이 늘어나봐야 25만㏊를 넘지 못하고 생산량도 2백만톤 이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렇게 보면 미국 전체 쌀재배면적의 80%이상을 차지하는 미시시피강 유역의 아칸소주 일대가 더 큰 잠재력을 갖고있다.아칸소주의 쌀재배면적은 캘리포니아의 3배를 훨씬 넘는다. 또 필요할 경우 현재의 쌀재배지보다 훨씬 면적이 넓은 부근의 콩재배지등 다른 곡물단지를 곧바로 벼농사지대로 전환할 수 있어 앞으로 2백만㏊까지도 쌀경작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동안 아칸소 지역이 안고있던 단점은 기후나 토양이 인디카종 재배에 적합한 반면 우리 입맛에 맞는 자포니가계통의 중·단립종 쌀재배에는 부적합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립종의 재배에 성공했다. 이 지역 자포니카종쌀경작에 최대 걸림돌이던 병충해문제도 이미 수년전에 해결됐다. 다만 밥맛이 문제였으나 아칸소쌀육종시험실의 로빈슨회장은 『최근 잘 아는 일본인 친구들을 상대로 밥맛을 시험해본 결과 「괜찮다」는 호평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한국이나 일본의 쌀시장개방에 대해 캘리포니아쪽 보다는 아칸소쪽 농부들과 도정회사들의 관심이 훨씬 높았으며 실제로 그에따른 로비도 훨씬 강도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리틀록(아칸소주)=홍윤오기자】
◎기회의 땅 아칸소주
▲별칭―「기회의 땅」(LAND OF OPPORTUNITY)
▲위치―미남부 미시시피강 서쪽(75군으로 구성)
▲주도―리틀록
▲역사―1541년 데 소토(불)에 의해 발견. 1686년 프랑스인 최초 정착. 1762년 스페인에 양도. 1803년 미국으로 양도. 1861년 남북전쟁중 북군 지원
▲특산물―콩, 면화, 쌀, 석유, 보크사이트, 망간
▲주요산업―제조업, 농업, 축산업, 목재, 전기·화공업, 관광
▲인구―2백28만 6천명
▲면적―남한의 2분의 1 (5만3천1백90㎢)
▲관광명소―핫 스프링(온천)국립공원, 유레카 온천지, 머프리스보로 다이아몬드광산
▲관광수입―연간 23억달러
▲출신명사―글렌 캠블, 제임스 풀브라이트, 더글러스 맥아더, 윈드롭 록펠러
◎수치로 본 미국 쌀농업/1톤당 4백불 수출… 한국의 ¼값/세계9위 생산량에 수출은 2위/가구당 경작면적 한·일의 백20배
오래전부터 한국과 일본의 쌀시장에 군침을 흘려온 미국은 사실 세계 최대의 쌀 생산국은 아니다.
최근 미국농무부(USDA)가 발간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미국은 지난해 7백50여만톤의 쌀을 생산한 세계 9위의 쌀생산국에 불과하다. 1억7천7백만톤을 생산한 중국이나 인도(1억1천만톤), 인도네시아(4천8백만톤)는 물론 최근 미국으로부터 쌀을 수입하고 있는 일본(1천50만톤)보다 생산량이 적다. 지난해 6백40여만톤을 생산한 우리나라보다는 약간 많을 뿐이다.
또한 미국의 대표적인 쌀생산지역인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쌀은 농업상품순위에서 18위이다. 캘리포니아주 재정국에서 발간한 「93년 캘리포니아주농업생산품순위」에서 쌀은 2억1천8백91만달러를 벌어들여 26억8백28만달러의 수입을 올려 1위를 차지한 우유·크림이나 포도(16억6천3백만달러)에 비해 훨씬 규모가 작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해 2백50만톤의 쌀을 수출, 4백30만톤을 수출한 태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쌀 수출국이 됐다. 미국의 쌀 수출량은 지난해 세계쌀 총교역량(1천3백93만3천톤)중 17.9%를 차지했다.
세계쌀교역량의 90%가량을 차지하는 장립종(LONG GRAIN)은 태국이 수출 1위이지만, 한국과 일본 국민들의 입맛에 맞는 자포니카계쌀은 미국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1만2천가구가 모두 38억3천2백67만5천평의 논을 경작하고 있다. 가구당 평균 31만여평의 논을 경작하는 셈이다. 가구당 평균 2천5백41평인 한국과 2천8백43평인 일본에 비해 가구당 평균 1백20배의 논을 경작하는것이다. 이때문에 미국쌀은 자포니카계의 경우 지난해 수출평균가격이 1톤당 4백2달러로 한국(1톤당 1천5백달러), 일본(1톤당 2천1백달러)에 비해 각각 3.7배, 5.2배높은 가격경쟁력을 지니고 있다.【새크라멘토=유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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