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량화로 추진력 세계최강 자랑/미·러·유럽기술 곧 추월 “야심”/주변국선 “군사전용가능성 상존” 경계눈초리 오는 2월부터 일본도 본격적으로 우주화시대에 진입한다. 일본은 2월1일 다네가시마(종자도)우주센터에서 최초의 자국산 대형로켓 H2를 발사, 우주화시대의 꿈을 이루게 된다. 총길이 49,지름 4,무게 2백64톤의 2단식로켓인 H2는 일본의 우주개발사업단(NASDA)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야심작이다. H2속에는 무인우주왕복선 개발을 위한 궤도재돌입위성(OREX)과 자체 성능을 테스트하는 실험위성(VEP)이 들어있다.
H2는 또한 실용위성의 대표격인 2톤급 정지위성을 쏘아올리는 능력을 갖고 있다. 고도 3백이하의 저궤도일 경우 9톤급의 위성발사도 가능하다. 이는 추진력에서 지금까지 일본의 주력 로켓이었던 H1(정지위성이 0.55톤, 저궤도 2.9톤)보다 크게 향상돼 미국과 유럽이 거의 독점해 왔던 위성발사대열에 일본도 끼이게 된 것이다.
일본이 우주시대를 연 것은 30여년전이다. 일본은 60년 미국의 기술로 첫 위성을 발사한뒤 그간 59개의 위성을 쏘아 올렸고 그중 10여개가 아직도 궤도를 돌고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사용했던 N1, N2, H1로켓은 모두 외국의 기술에 의존했었다. 이로 인해 몇년전 H1로켓발사가 실패했을때 일본과학자들은 미국측이 핵심부분에 관한 설명을 거부하는 바람에 사고원인도 밝히지 못했다.
H2로켓개발을 진두지휘했던 고다이 토미후미(오대부문)박사는 일본이 독자기술개발에 나선 이유에 대해 『우리는 첨단기술 이전 때문에 미국으로부터 박대받고 프랑스로부터는 거절당하는등 수모를 당해왔다』며 『안정적인 우주개발을 위해선 자국의 기술을 발전시키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후 30년째 항공우주공학을 연구하고 있는 고다이씨를 비롯, 일본의 엘리트 과학자들은 보수보다는 사명감에서 일하고 있다. 때문에 일본이 짧은 기간에 미국 유럽 러시아등의 기술수준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고 NASDA홍보실 스즈키(영목명자)씨는 설명한다.
일본은 H2로켓의 성능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있다. 정지궤도에 쏘아 올리는 능력면에선 미국의 스페이스 셔틀이나 타이탄5, 유럽의 아리안5가 각각 최대 4.5톤으로 H2의 2배를 넘는다.
그러나 로켓의 중량면에선 H2가 이들의 8분의1에서 3분의1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추진력이 세계최강이며 실제효과면에서도 H2가 가장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가전제품을 경박단소화하여 세계시장을 휩쓴 일본의 기술력이 우주상품서도 그대로 통용되기를 NASDA쪽은 기대하고 있다.
NASDA는 21세기 실용화를 목표로 한 무인 우주왕복선인 HOPE발사계획도 추진중이다. H2로켓보다 한 단계 발전된 것으로 소형위성을 저렴하게 수평발사할 수 있는 J1로켓도 연구중이다. 일본은 지난 88년 「우주정거장 정부간 협력협정」(미국 캐나다 EU 일본등이 서명)에 참여함으로써 우주정거장에 접속시킬 실험모듈(JEM)의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지난 92년 미국의 우주왕복선 「인데버」호에 모리씨(모리위· 현NASDA우주활동추진실장)를 첫 우주비행사로 탑승시킨바 있는 일본은 오는 7월엔 여성비행사 무카이(향정간추)씨를 미국의 「콜롬비아」호에 태우는등 우주비행에 대한 경험도 축적하고 있다.
기쿠야마 도시히코(국산기언)우주센터이사장은 『일본로켓의 신뢰성을 향상시켜 위성발사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며 일본의 우주개발사업의 목적이 상업성에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로켓기술은 곧바로 군사기술로 이용될수 있다는 점에서 아시아의 주변국가들은 일본의 H2발사를 경계어린 눈초리로 바라보는 것이다.【다네가시마=이재무특파원】
◎규슈남쪽 서구과학문명 도래지/3개발사대·레이더시설 등 완비
규슈(구주)남쪽에 위치한 4백46㎢의 이 섬은 1543년 포르투갈인이 일본에 처음으로 총을 전해준 서양과학기술문명의 첫 도래지다.
이 화승총은 곧바로 일본전역에 보급되어 창 칼로만 세력다툼을 벌이던 전국시대의 일본에 전투방식의 혁신을 일으켰으며 50년후 임진왜란때는 우리나라를 유린하기도 했다.
이 섬에는 소형로켓 전용인 다케사키(죽기), H1로켓을 쏘았던 오자키(대기) 그리고 이번에 H2를 쏘는 요시노부(길신)등 3개의 로켓발사장과 중앙관제소, 로켓을 추적 관찰하는 레이더시설 광학관측소등이 자리잡고 있다.
로켓은 적도에 가까울수록 발사가 쉽고 연료도 절약되기 때문에 일본은 당초 최남단 오키나와(충승)를 고려했으나 당시 미국측의 오키나와반환문제가 걸려있어 다네가시마를 택했다. 이 섬은 일본과학기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안고있다고 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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