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나이세스사 기획·제작/출반 한달만에 베스트셀러로/다국적 「빅5」기업에 「우리것」으로 도전장 국내 음반시장은 88년이후 시장개방을 표방하는 「빅5」의 맹렬한 침공을 받고 있다. EMI(네덜란드), WEA(미국), CBS(일본), BMG(독일), 폴리그램(네덜란드)등 세계 음반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다국적 음반기업 「빅5」는 국내상륙 5년만에 가요를 제외한 팝과 클래식 시장의 70% 를 장악했다. 막대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하는 기획―제작―마케팅 등 전과정의 전문성이 그들의 무기였다.
그러나 「골리앗」같은 다국적 음반기업에 도전장을 던진 「다윗」이 국내 음반사 중에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월 설립한 광소프트(CD, LD등의 첨단매체) 전문업체 「삼성 나이세스」가 그 「다윗」이다.
나이세스의 등장은 「빅5」에게 밀려난 국내 중소 음반업체들에 또다른 시장의 분할을 요구하는것이어서 반발을 샀지만, 자본의 힘으로 빚어내는 음반산업의 특성상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었다.
나이세스는 지난 한 해 동안 시설투자에만 3백여억원을 쏟아붓고 우리만이 기획·제작할 수 있는것은 결국 「우리것」이란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국악 레퍼토리를 개발하고 이를 상품화시킨 음반과, 국제무대에 진출한 우리연주자들의 음반을 세계 시장에 들고 나가기로 했다.
국악의 경우 지난해말 「유라시안 에코즈」 「젊은 산조」 「흑경」등 국악과 재즈가 어우러진 이른바 크로스 오버(팝과 클래식의 경계장르) 음반 3장을 내놓고 일본시장에 첫발을 디뎠다. 일본은 소니사가 김덕수패 사물놀이의 실황공연을 LD로, JVC사가 진도씻김굿을 CD로 각각 출반하여 이미 우리 국악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곳. 이 음반들은 시장에 나온지 불과 1개월만에 각 음반잡지의 재즈분야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나이세스는 국악분야의 레퍼토리를 크로스 오버유와 정통국악인 명인명창류로 나누고 시장을 동남아와 유럽쪽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종헌부장은 『국악은 레퍼토리가 다양하고 세계의 민속음악 중 독특한 면이 많아 충분히 국제무대에서 승부를 걸어볼만 하다』고 말하고 있다.
서양음악에서는 정경화(바이올린) 정명훈(프랑스 바스티유오페라단 상임지휘자) 백건우(피아노) 김영욱(바이올린) 장영주(바이올린) 조수미(성악)등 해외의 우리 연주자 20여명의 음반을 제작할 예정이다.
이들 모두가 「빅5」에 소속돼 있는 상태라서 계약문제가 걸림돌로 남아 있지만 현재의 추진대로라면 올해 안에 삼성 나이세스의 상표를 붙이고 세계로 나가는데 어려움이 없을것같다.【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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