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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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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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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북이 하면 껌벅이는 큰 눈과 느린 걸음을 떠올린다. 이러한 거북이의 특징과 연관지어 생겨난 것이 어딘가 억지가 느껴지는 토끼와의 경주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세계 여러나라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중 그래도 합리적이라고 느껴지는 것이 탄자니아의 민화다. ◆토끼와 경주하기로 한 거북이는 아무리해도 이길 자신이 없었다.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작전을 짠다. 경주가 시작됐다. 토끼는 신나게 뛰쳐 나갔다. 한참 달리다가 이젠 거북이가 보이지 않겠지 하고 뒤를 돌아다 보았다. 깜짝 놀랐다. 거북이가 유유히 따라오고 있지 않은가. 이러기를 수십번, 그 때마다 거북이가 어김없이 뒤따르고 있었다. 토끼는 행여나 느림보 거북이에게 질세라 온 힘을 다해 달리다가 지쳐 쓰러지고 말았다. 거북이가 이겼음은 물론이다. ◆거북이는 자신들의 모습이 구별할 수 없을 만큼 똑같은 점을 이용했다. 거북이는 친구들에게 코스 중간중간에 숨어있다가 토끼가 지나가면 나와 뒤따르도록 했다. 토끼는 거북이의 이어달리기 작전에 멋지게 당한 것이다. 라오스에도 똑같은 이야기가 있다. 주인공이 달팽이와 원숭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이러한 거북이 이야기에서 우리가 배우는 것은 거북이의 은근과 끈기다. 이 은근과 끈기는 우리 국민의 대표적 특성으로 꼽혀 왔다. 그 속엔 여유로움과 차분함이 깃들여 있다. 요즘 우리 사회가 돌아가는 것을 보면 이러한 여유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 한국일보사가 「거북이마라톤」과 「거북이운전캠페인」을 펴고 있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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