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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외교가서도 “궁금증”/「주한미군 증강」 워싱턴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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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외교가서도 “궁금증”/「주한미군 증강」 워싱턴 시각

입력
1994.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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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핵협상 조기완결 강수/일부선 미 방산업자 로비설도 최근의 한반도 안보상황에 대한 미국의 시각과 방위전력보강을 골자로 한 미국의 새로운 움직임의 실체는 무엇인가.

 미국은 과연 한반도 안보상황을 「위기」로 등식화하며 이에 따른 군사적 대응채비를 서두르는 것인가.

 패트리어트미사일의 한국내 이동배치 결정을 비롯, 아파치헬기 및 항모파견검토 움직임등에서 표면화된 「한반도 상황점검」은 워싱턴 외교가에서도 관심현안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이같은 일련의 현상들이 북핵협상이란 뇌관을 중심으로 동일선상의 궤적을 그려가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미국의 진정한 속뜻을 헤아리기 위해선 전략문제에 관한 미정부의 기본입장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전략기조나 외교원칙은 자국이익이 최우선 순위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정책적 판단의 오류를 한 적은 있어도 적어도 국가이익에 반하는 상황으로 끌어간 적은 없다.

 만일 한반도에서 전쟁의 발발등 최악의 상황이 야기될 경우 미국의 자동개입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2차대전이후 미국이 개입한 전쟁은 결과적으로 국민여론의 환영을 받지 못해왔다.전쟁개입이란 명제앞에 미국은 위축될 수 밖에 없는게 최근의 현실이다.

 보스니아·소말리아사태가 이를 실증하고 있다. 보스니아공습계획의 철회나 소말리아 철군에도 불구하고 국민여론은 오히려 「진격」보다 「후퇴」를 택했다. 클린턴 행정부 1년의 외교정책도 전반적 평가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요컨대 미국이 군사적 「슈퍼파워」인 것은 엄연한 현실이나 이 힘을 실제로 사용하기 위해선 국민의 동의가 필요한 것이다. 대다수의 전략분석가들은 한반도의 경우 역시 예외로 볼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즉 미국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전쟁시에 대비한 준비가 아니라 전쟁발발을 막기위한 억지력의 강화인 셈이다

 한반도에서의 안보위기, 또는 전쟁발발은 동아시아 전략구도의 재편을 몰고 올 것이고 이는 미국의 총체적 전략개념을 뒤흔드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으로서는 정치대국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일본에게 군사재무장의 명분을 제공해줄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진정한 의도는 한반도의 안정성을 조속히 확보해 기존의 세력균형을 유지하려는 것이고 이를 위해 막바지에 이른 북핵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한 수단으로 「강경포석」을 선보이는 것으로 보여진다.

 일본에 대해서도 「북한의 노동 1·2호 개발로 자위대 병력의 증강은 물론 군비확장을 서둘러야 한다」는 우익의 아우성을 잠재우는 효과도 있을 수 있다.

 패트리어트미사일의 한국내 배치구도가 일본과 지척인 부산·대구·군산등 공군기지를 중심으로 짜여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왕에 미·일이 주도하는 전역미사일방위구상(TMD)이 완결되기 전의 한시적 조치로 한국은 물론 일본까지 커버해주겠다는 명분을 내세운 것이다.

 한반도와 관련한 미국의 군사력증강은 중국에 대한 간접적 메시지 역시 함축돼 있다고 봐야 한다.

 또한 미국의 안보기능은 미방산업계의 이해와 맞물려 주요 무기시장으로서 한국의 활용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는 상황도 간과할 수 없다.

 최근 워싱턴에는 미방산업계의 핵심인물이 한국을 극비 방문, 고위층과 만나 패트리어트 판매등에 따른 깊숙한 얘기를 나누었다는 설도 일부에서 제기하고있다.

 결국 최근 미국의 군사적 동태는 북한에 대한 핵협상타결의 최후통첩인 동시에 일본·중국등 동북아 안보구도에서 미국의 존재를 새삼 확인시키는 다목적 전략을 바탕에 깔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한국내 미국전력 증강움직임을 「한반도문제」로만 국한지을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워싱턴=정진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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