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관련 클린턴메시지 전달설… 부흥회 성격싸고 이견도 미국의 기독교전도사 빌리 그레이엄목사(75)가 27일 평양에 도착,북한방문일정에 들어갔다. 지난92년에 이어 두번째인 그의 이번 방북은 북한핵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막바지에 좀처럼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고 북한당국이 대외교류확대를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측 관계기관에 의하면 그레이엄목사는 방북기간중 김일성을 면담한뒤 봉수교회 또는 반석교회에서 부흥회를 개최하고 김일성대학강연, 그리고 부인 루르의 성장지 시찰등의 일정을 갖는다. 루르는 중국에서 출생, 30년대에 평양외국인 학교를 다녔다.
종교적인 측면에서 그레이엄목사 방북은 북한에서 처음으로 외국인에 의해 부흥회가 개최된다는데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측 관계기관은 그레이엄목사측의 주장과는 달리 북한이 엄격한 의미에서의 「부흥회」를 허가했을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이번 방북의 초청당사자인 조선기독교연맹의 고기준서기장은 세계기독교회협의회(WCC)총회등에서『외국선교사들의 북한내 선교를 인정할 수 없다』는 원칙을 거듭 밝혀왔다. 따라서 평양의 교회에서 열릴 집회를 북한측에서는 단순한 예배로, 그레이엄측에서는 순회전도사업의 일환인 부흥회로 각각「아전인수」격의 해석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우리측은 보고있다.
또다른 관심사는 그레이엄목사를 매개로한 정치적 메시지의 전달여부. 이와관련,우리측 기관은 그레이엄목사가 김일성을 면담할 때 『핵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클린턴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그러나 그의 방북에 대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생애 마지막 전도여행을 화려하게 장식하려는 그레이엄목사측과 대미유화제스처를 보이려는 북한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일 것』이라며 『지난해 게리 애커만 미하원의원의 방북이상의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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