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큰롤매니아들은 롤링 스톤즈야말로 로큰롤 역사상 가장 걸출한 그룹이라고 치켜 세운다. 누구보다도 로큰롤의 본질을 가장 직설적으로 보여줬으며 다양한 변화 속에서도 그 지향점은 일관되게 로큰롤이었기 때문이다. 「아프터마스」(66년)는 이들의 앨범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로부터 각별한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흑인음악을 지향한 초기의 순수함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으면서도 자신들만의 음악세계를 만들어 가려는 진지한 노력이 담겨있다. 흑인들의 창법을 모방한 믹 재거의 목소리는 물론 키스 리처드와 브라이언 존스가 만들어 내는 단순하고 투박한 기타음은 50년대 흑인들의 음악을 연상시킨다. 빌 와이먼(베이스)과 찰리 와츠(드럼)의 연주도 현란함 보다는 솔직담백함으로 곡을 받쳐준다. 이러한 특징은 「아웃 오브 타임」과 「테이크 오어 리브 잇」에 가장 잘 드러나 있다.
동시에 이들은 자기 음악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풀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했다. 처음으로 수록곡 전부를 믹 재거와 키스 리처드의 합작으로 채웠으며 「고잉 홈」같은 11분짜리 대곡도 만들었다. 또 「언더 마이 섬」의 마림바나 「레이디 제인」의 덜시머같은 타악기로 독특한 효과를 내려 했다. 키스 리처드의 사악한 이미지나 노래를 부를 때 마치 노래의 주인공이 된 듯한 믹 재거의 재능이 드러나기 시작한것도 이때부터다.
「아프터마스」는 이제 막 굴러가기 시작한 롤링 스톤즈가 더욱 빨리 구를 수 있는 밀대역할을 했다. 불량스런 이미지에 대한 기성세대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보다많은 젊은이들이 이들의 외침과 독특한 세계에 공감하기 시작했던것이다. 그리고 이는 28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여전하다. 50이 넘은 롤링 스톤즈의 공연에 수많은 젊은이들이 몰려들어 열광하는것도 단지 이들이 로큰롤의 영웅이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쉬지않고 굴러가는 특유의 매력 때문일것이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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