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상반주장 일관… 겉돌기만/장위원장-김의원 심한 설전도 국회노동위의 「돈봉투사건」검증이 27일 이루어졌다.
노동위는 하오 전체회의를 열어 돈봉투사건의 발설자인 김말롱의원(민주)의 설명을 들은뒤 증인으로 채택한 한국자동차보험의 김택기사장 이창식전무 박장광상무등의 진술과 이를 대조했다. 김의원의 주장과 자보측의 증언은 완전히 달라, 어느 한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회의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낭패감, 불쾌감이 어우러졌고 더이상 망신을 당하기전에 「속전속결」로 사건을 매듭짓자는 모습이 확연했다. 의원들의 발언에는 「뼈」가 들어있었고 자신의 결백을 강조하는 면피성 발언도 두드러졌다. 특히 장석화위원장과 김의원간에는 인신공격에 가까운 설전이 오갔다.
회의는 먼저 김의원의 경위설명으로 시작됐다.
『11월12일(금요일) 밤 집에 들어가보니 등산을 함께 다니는 한국자동차보험의 사람이 과일과 쇼핑백을 가져왔다고 했다. 쇼핑백안에 노란봉투가 있었고 노란봉투에는 돈이 들어있는것으로 추측되는 흰봉투가 있었다』 『13일 자보측에 전화를 했으나 박상무에 연결시켜주지 않았다. 그래서 등산멤버인 안상기박사를 통해 박상무에게 연락, 일요일(14일)에 만났다』 『박상무는 「노동위원별로 담당이 다 있다. 다른 의원도 받았으니 사양마라」고 말하더라. 나는 호통치고 돌려줬다. 3일뒤 박상무가 미안하다며 식사나 하자고 해 응했다』
김의원의 설명에대해 구천서 박근호 박제상의원(민자)등은 『김의원이 다른 의원들도 돈을 받았다고 말한것으로 보도됐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김의원은 『박상무의 말을 전했을 뿐인데 와전됐다』고 말했으나 구의원등은 『자보측이 김의원에게 돈을 주기위해 다른 의원운운할 수 있는데 이를 분별없이 얘기해 피해를 주었다』고 언성을 높였다.
이어 장위원장과 김의원간에 이번 사건의 원인인 자보고발건에 대한 공방이 오갔다. 장위원장은 증언감정법이나 국회관행상 고발은 위원회의결이 필요한데 민자당이 반대, 고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김의원은 『증언감정법상으로는 위원장이 위원회결의없이 고발할 수 있다』면서 로비로 인한 장위원장의 직무유기가능성을 제기했다.
팽팽한 논전이 한동안 진행된뒤 장위원장과 민자당의원들은 김의원을 증인으로 채택, 정확한 진상을 파악해야 한다고 나섰다. 김의원은 『내가 증인이 된다면 노동위원들 전체도 증언대에 서야한다』고 반발하며 퇴장해버렸다.
○…의원들은 하오7시30분께부터 저녁식사도 거른채 밤늦게까지 한국자보측 김사장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벌였다. 의원들은 ▲11월12일 박상무가 김의원집에 돈봉투를 놓고 간 적이 있는지 ▲자보가 김의원외에 다른 의원들에게 돈을 준 적이 있는지 ▲박상무가 안박사로부터 김의원의 전갈을 받았는지 ▲박상무가 김의원을 언제 어디서 무엇때문에 만났는지를 추궁했다.
박상무는 우선 「11월12일」을 부인했다. 그날 김의원집을 방문하지도 않았다는것이다. 물론 돈봉투 제공사실도 『사실이 아니다』고 증언했다. 『다른 의원들은 다 받는데』라는 대목도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박상무는 안박사를 아는 사이라고는 했으나 『안박사로부터 돈을 가져가라는 김의원의 얘기를 전해들은바 없다』고 증언했다. 김의원이 주장한 「3일뒤(11월 18일께)식사」에 대해서도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12월 20일께 김의원 및 안박사등과 송년식사를 했다고 말했다.
박상무는 그러나 『12월12일께 회사측입장을 설명하기위해 김의원집에 갔다』고 말했다. 물론 돈봉투는 안가져갔다고 했다.
나중에 김의원이 직접 추궁을 했을때도 자보측 답변은 『노(NO)』였다.
노동위는 예상대로 아무 결론없이 이 문제를 국회윤리위에 넘기며 끝냈다. 장위원장은 김의원을 명예훼손혐의로 윤리위에 제소했고 김의원도 분명한 사실규명을 윤리위에서 다시 하자는 입장이다. 윤리위가 무슨 뾰족한 결론을 낼것같지는 않지만 윤리위에서 전개될 돈봉투사건의 제2라운드역시 지켜는 봐야 할것같다.【이영성·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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