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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지도 진부하지도 않은 젊은 풍속도/신세대 풍자곡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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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지도 진부하지도 않은 젊은 풍속도/신세대 풍자곡 인기

입력
1994.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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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측면 직접묘사 청소년층 공감/여러여자와 만나는 남자의 이중성/자유시대/차있는 남자만 만나는 여오렌지족/뚜벅이 사랑/사랑마저 엄마에게 기대는 남자들/마마보이 신세대들의 세태를 풍자한 노래들이 잇달아 발표돼 인기를 얻고 있다.

 <다른 여자와 길을 걷다 눈에 띌까 불안하지는 않은지  미안한 마음 없다 해도 용돈은 어떻게 감당하는지  누구나 한번은 겪어야 할 당연한 경험이라 하는 사람들도 있지  어차피 인생은 선택이라 가슴에 남겨지는 죄책감을 외면하면서>

 「너의 사고방식」이라는 노래로 잘 알려진 3인조그룹 모자이크의 새 노래 「자유시대」의 일부분이다. 동시에 여러 여자를 만나는 남자의 이중적인 속성을 정확하게 집어냈다.

 반면 철이와 미애의 「뚜벅이 사랑」은 정반대의 얘기다. <그래 날 뚜벅이라 불러도 좋아 차도 없이 뚜벅뚜벅 뚜벅이니까  하지만 알고 보니 너도 어쩔 수 없어…할 일없이 카페에 앉아 이러쿵 저러쿵 잡담으로 때우고 소개팅에 나온 순진한 남자를 양말이 흰 색이라 무시했지>   차있는 남자만을 좋아하는 오렌지족 여자들의 모습을 날카롭게 꼬집었다.

 또한 지난해 「아라비안 나이트」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김준선도 「마마 보이」라는 신곡을 발표, <모든 걸 엄마에게 물어봐 사랑하는 사람까지도  혼자 할 수 있는건 없잖아 어른이 될 수 없는> 하고 요즘 남자들의 생태를 은근히 비꼬았다.

 이 노래들의 공통점은 하나 같이 요즘 젊은이들의 바람직한 모습보다는 안 좋은 면을 꼬집고 있다는것. 때문에 신세대들의 정서를 담은 다른 노래들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015B로 대표되는 신세대 노랫말이 「나」를 주어로 젊은이들의 심경을 일기장 펼치듯이 그대로 드러내는데 반해 이 노래들은 3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한다.

 <살아가는 건 네 마음이겠지 능력있다 말할 수도 있지마는  단 한명 사랑하기도 쉽지않은 세상에 상처받을 그 사람을 생각해>  (「자유시대」)처럼 타이르기도 하고  <이젠 그만해 그 소리 마마마! 너는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야>  (「마마 보이」)라고 매섭게 꾸짖기도 한다.

 그러나 이 노래들은 젊은 층에서 오히려 인기가 높다. 무조건 훈계를 늘어놓는 고리타분함이 아니라 생활 속의 사소한 부분들까지 끄집어 내어 구체적인 실례를 들고있기 때문이다. 015B류의 대리만족은 없지만 마치 자신과 주변의 얘기를 듣는듯한 공감대가 금세 이루어진다. 또 「자유시대」의 「댄대기」같은 재미난 의성어나 복고풍의 멜로디, 「마마보이」에 삽입된 자장가, 「뚜벅이 사랑」의  힙합 리듬등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요즘 유행음악의 흐름을 따르고 있다는것도 이 노래들이 쉽게 받아들여지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있다. 

 「자유시대」를 만든 모자이크의 김준범은 이에 대해 『「자유시대」는 우리가 보는 젊은이들의 모습인 동시에 우리들 자신의 얘기이기도 합니다. 이 곡이 사랑받는 이유는 너무 진지하지도, 진부하지도 않으면서 쉽고 직접적이기 때문일겁니다』라고 설명한다.【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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