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문화재 지정·매장알선등 지원 있었으면” 전북남원에서 3대째 목기를 만들고 있는 박형준씨(54·남원군 산내면 백일리212)는 그의 장인정신이 말해주듯 목기 하나에 인생을 건 사람이다. 그가 만든 목기는 장인집안의 예술혼이 그대로 살아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목기의 본고장 남원에서도 알아준다.
13세때부터 아버지가 하던 일을 어깨너머로 보고 흉내를 내기 시작하면서 처음 목기와 인연을 맺은 박씨는 지금까지 40여년간을 외곬으로 살아왔다. 젊어서 남의 공장에서 일했던 박씨는 생활수준이 향상돼 목기의 수요가 늘자 84년 남원에 지산공예사를 설립, 본격적인 목기생산에 나섰다.
박씨가 만드는 작품은 스님들의 공양그릇인 바리때에서부터 제기 찬합 찻잔 상 쟁반등 각종 생활용품과 보온밥통까지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바리때와 보온밥통 및 제기는 박씨가 자신있게 말할수 있는 작품들. 박씨가 생산하는 제기는 통나무를 그대로 잘라 만들기 때문에 합판으로 붙여 대량생산되는 제기와는 처음부터 다르다. 박씨는 목기의 재료인 오리나무 노간주나무 은행나무 가죽나무 소나무등을 고르는 일에서부터 만들고 파는 일까지를 모두 도맡아 한다. 1년간 생산되는 제기도 고작 1백50벌정도밖에 안된다.
박씨의 제품은 32제기가 20만원, 42제기가 30만원이며 옻칠한 50제기 상품은 1백만원에 팔린다.
박씨는 그동안 농협에서 서울 뉴코아별관2층에 매장을 마련해줘 목기를 대도시에 공급했으나 곧 임대기간이 끝나 가게를 비워야 하기 때문에 걱정이다.
『대량생산방식이 확산되면서 전통적인 목기공예의 맥이 끊길까봐 걱정』이라는 박씨는 『전승공예보존차원에서라도 목기분야를 인간문화재로 지정해야한다』고 촉구했다.【남원=이금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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