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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싶은 환경처/정광철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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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싶은 환경처/정광철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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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고싶은 환경처. 요즘 환경처 직원들의 심경이다. 비단 낙동강 오염사건때문만이 아니다. 지난 15일 이후 열흘새 국회에 세번이나 불려나오고 27일 또다시 국회에 나가야하는 처지가 답답할 뿐이다. 환경처가 아니라 답변처라는  자조가 그럴듯하게 들린다. 지난 25일 보사위. 박흔환경처장관이 국회에 새해업무를 보고하는 자리였다. 관심의 초점이 물대책에 맞춰진것은 자연스러웠다. 회의는 하오  늦게까지 이어졌고 의원들은 빠짐없이 질문을 던졌다. 목청도 높았다. 회의를 처음 지켜본 사람이라면 환경문제에 대한 국회의 열의에 감탄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못했다.

 보사위는 사태 발생 1주일정도 지난 후인 15일 기민하게 회의를 열어 환경처를 상대로 원인과 대책을 추궁했다. 

 이로부터 나흘 뒤인 19일. 국회환경특위가 환경처를 포함, 수자원공사등 관련기관으로 부터 물대책에 대한 보고를 들었다. 상임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종합적 시도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환경처가 세번째 국회에 나온 25일 의원들은『낙동강오염사건 20일이 지나도록 원인규명과 대책마련에 진전이 없다』며 환경처를 다그쳤다. 그러나 진전이 없기는 의원들의 질문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질문을 마친 의원들은 약속이나 한듯 슬그머니 자리를 떠버렸다. 재탕 삼탕 질문에 의원들 스스로도 지루해하는 눈치였다. 방청석에선 하품하는 환경처직원들의 모습이 간간이 눈에 뛰었다. 바쁜 사람은 속기사뿐 이었다.

 밤샘업무로 눈이 충혈된 한 환경처직원은『국회에 나오려면 준비에 이틀, 뒤처리에 하루등 모두 나흘이 필요하다』면서『이래서야 어떻게 본업무에 충실할 수 있겠느냐』고 한탄했다.

 국민의 대표로서 행정부를 견제하는 국회의 역할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물행정의 일원화를 요구하면서 위원회활동의 일원화에는 무관심한 국회, 전시행정을 성토하면서 전시의정에는 눈감는 국회라면 과연 정부를 질책할 자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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