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정책 비판… 재임중 경기상승 자신감/의보·범죄법·사회보장 개혁안 통과 촉구 클린턴미대통령이 25일 1시간여에 걸쳐 상하양원합동회의에서 행한 그의 첫 연두교서는 스타일면에서 두가지 특징을 보여주었다. 첫째, 지난 93년의 상하양원합동연설과 마찬가지로 과거의 공화당정책을 강력히 비난했다는 점과 둘째, 지난 1년간 클린턴정부가 민주당의 지지를 받아 통과한 법들이 매우 큰 효력을 나타냈다고 강조한점이었다. 이는 현 정부정책을 의회가 통과시키도록 범국민적 성원을 보내주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기 위한것이다.
그는 공화당이 정부를 장악하고 있던 지난30년동안 미국은 내리막길을 달려왔으며 특히 부시대통령행정부때인 88∼92년동안에는 미국역사상 유례가 없는 느림보 경제성장을 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지난 1년간 클린턴행정부가 의회다수당인 민주당의 지지를 받아 통과시킨 법들이 얼마나 큰 효력을 발휘해왔는가를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했다.
클린턴은 가족휴가법이 통과된후 딸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 당당히 휴가를 얻어 백악관을 방문했던 세 아이의 아버지를 만났던 일을 말하면서 가족휴가법, 북미자유무역법, 브래디범죄법, 어린이 접종법, 여성보건연구법등이 통과된후 일어난 큰 변화양상을 일일이 설명했다.
그는 또한 클린턴정부 출범이래 경기가 좋아졌고 재정적자는 1천8백억달러로 예상보다 무려 40%나 적은 규모로 줄어들었으며, 지난 20년동안에 가장 낮은 이자율과 인플레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요컨대 선거공약을 자신있게 지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런 공적을 들어 그가 올해의 과제로 내놓은 전국민의료보험화법등 3대과제의 의회통과를 기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연두교서에서 전 국민의료보험법, 범죄법, 사회보장개혁안등의 3대과제를 내놓고 공화당측의 반대파들과 한판 승부를 벌일 각오를 확실히 했다. 클린턴은 부인 힐러리여사가 팀장이 돼 지난 6개월간 만들어낸 전국민의료보험법은 루스벨트, 트루먼, 닉슨, 카터등의 역대대통령이 시도했으나 이익집단들의 로비때문에 이를 이룩할수 없었다고 말하고 『이번에는 그런 로비가 통하지 않을것』이라고 단언했다. 공화당이 이를 반대한다면 이는 이익집단의 로비에 의한것이라는 점을 강력히 내비치면서 국민적 지지를 기대했다. 범죄법에 대해서는 10만명의 지방경찰증원계획을 포함한 「강력한 치안책」의 실현을 강조했다. 그는 3대째인 경찰가족이 강도의 총에 죽은 얘기, 3번이상 중죄를 범한 자는 왜 영원히 감옥에서 나오지 못하게 해야하는가등을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클린턴연설후 CBS방송의 조사에 의하면 시청자의 72%가 「잘한 연설」이라고 말했다(반대는 11%). 이중 범죄문제가 제일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고 말한 사람은 총44%로 가장 많아 범죄법통과문제가 미국인들에게 가장 심각한 문제임이 입증됐다.
클린턴은 국제정치문제에 관해서는 우크라이나와의 핵무기해제협정체결등의 성공적 협상을 말했을 뿐 보스니아, 북한핵문제등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채 다만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만을 강조했을 따름이다.
클린턴의 이번 첫연두교서는 국내문제에 대해서는 연설스타일에서나 내용에 있어 현실적인 예를 들면서 제시하는등 매우 자신감에 차있었고 공화당에 대해서도 강력한 도전장을 낸것으로 볼수 있다.【워싱턴=정일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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