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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올 67개 국제영화제 “공략”(한국문화 세계로 간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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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올 67개 국제영화제 “공략”(한국문화 세계로 간다:3)

입력
1994.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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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 내달 「베를린」본선 도전 “스타트”/유럽서 큰호응… 「씨받이」등 11편 불 수출도 한국영화는 90년대 들어 미국직배영화의 본격적인 상륙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나 할리우드 대자본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꾸준히 국제무대에 도전, 해외시장의 활로를 모색하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개막돼 2월말까지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영화회고전에 예상밖으로 큰 호응이 일고 있는 일이나 프랑스 유수 영화배급회사인 레 그랑 필름 클라시크가 최근 림권택감독의 「씨받이」등 11편을 프랑스와 벨기에에 배급하기 위해 수입하기로 한 사실(흥행수입의 50%대 50% 분배조건)은 이같은 도전정신이 거둔 결실이다.

 영화진흥공사에 의하면 한국영화는 올 한해 13개의 포상대상 경쟁영화제(베를린등 8대영화제)와 18개의 기타 경쟁영화제, 36개의 주요 비경쟁영화제등 총 67개 국제영화제에 작품을 내보낼 예정이다. 이는 93년의 58개, 92년의 41개영화제 출품에 비해 크게 늘어난것이다.

 올해 국제영화제의 첫 도전작품은 장선우감독(43)의 「화엄경」으로 기록된다. 2월10일부터 21일까지 개최되는 제4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본선에 진출, 우리 영화 해외진출의 첫 테이프를 끊게됐다. 베를린영화제는 칸, 베니스와 함께 유럽 3대영화제의 하나. 우리나라 영화가 본선에 진출하기는 「마부」(62년) 「땡볕」(85년) 「길소뜸」(86년)에 이어 이번이 네번째지만 본상을 수상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대만의 「결혼피로연」이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했고 중국의 「패왕별희」와 호주의 「피아노」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공동수상한데서도 볼 수 있듯 유럽영화계가 할리우드영화와 맞설 힘을 동양권에서 찾고있는 경향이 우리에게는 호재로 작용한다.

 「화엄경」이 베를린영화제 본선에 진출한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불교에 대한 철학적인 이해가 깊은 독일의 정신적 분위기와 동양문화에 대한 유럽인들의 관심이 늘어난데서 비롯된것으로 보인다.

 한 동자의 구도여정을 그린 「화엄경」은 사실적이면서 관념적이고 신비감마저 풍겨 일반인에게 해석이 쉽지않은 작품이다. 장감독은 『대중성보다는 국제영화제를 의식한 작품』이라며 『내용은 난해하지만 표현은 고급화하겠다는 구상으로 영상의 색조와 연기 분장 음악등 각종 영화적 장치에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남자배우로는 처음으로 이덕화가 제18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살어리랏다)을 수상한것을 비롯, 제1회 상해영화제에서 「서편제」가 감독상(임권택)과 여우주연상(오정해)을 수상하는등 모두 7개영화제에서 각종상을 수상하는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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