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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실명 발본” 본보기 철퇴/은행장 문책 관련기관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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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실명 발본” 본보기 철퇴/은행장 문책 관련기관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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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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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자률 후퇴비칠까 고심/은감원/“수용” 대세… 인책폭에 촉각/동화·탁은 장영자씨 어음사기사건과 관련, 금융기관장 3명을 포함해 5명이 자진사퇴하는등 관련금융기관에 대한 문책이 26일 전격적으로 내려진데 대해 금융계는 실명제 수호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어느정도인지를 말해주는것이라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금융기관에 대한 은행감독원의 특검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서둘러 징계대상자들이 결정되고 자진사퇴를 이끌어 내는등 발빠른 조치를 취한데 대해 청와대의 단호한 입장이 전달된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징계범위 폭넓게 논의

 홍재형재무부장관은 26일 출근하자마자 실무자들로부터의 보고를 토대로 구체적인 문책범위와 사유등 징계안을 준비, 하오에 모처를 다녀온뒤 관계자들에게 징계조치내용을 통보한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홍장관 박재윤청와대경제수석 이용성은행감독원장등은 25일 서울시내 모처에서 회동을 갖고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묻는 징계범위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는데 특히 은행장을 문책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검토한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방안은 실명제 위반이라는 부담때문에 성사되지는 못한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재무부와 은행감독원은 실명제위반 금융기관들의 문책수위를 놓고 상당히 고심했던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명제를 어긴것이 「대죄」이기는 하나 문민정부 출범이후 거듭 천명된 금융기관 인사자율화의 「대원칙」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들의 정기주총이 한달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경영진을 교체한다는것은 당사자들의 반발이나 「금융자율화 후퇴」라는 비난여론은 물론 새정부의 인사스타일과 관련된 또다른 「구설수」에 오를 수도 있기때문이다. 

 감독원은 김영석서울신탁은행장과 선우윤동화은행장의 사퇴사실을 발표하면서 은행인사의 외부개입여론을 의식한듯 『사퇴종용이나 강요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날밤부터 실명제위반 금융기관의 인책대상임원들에게 질의서를 발송하는등 정부측 분위기를 직간접적으로 전달한것으로 알려졌다. 또 실명제위반은 일선 금융기관에서 일어났지만 최종적인 감독의무가 있는 은행감독원에도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여론이 제기되자 장씨사건의 인사불똥이 감독원으로까지 튀지 않을까 내심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해당은행 임직원들은 겉으로는 담담한 표정이면서도 문책시기와 폭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고 징계내용이 발표되자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서울신탁은행장은 이날 상오8시30분 전 부점장회의를 열어 각 부서·점포별로 실명제준수에 철저를 기할것을 지시한뒤 하오부터는 줄곧 자리를 비웠다.

 김행장은 그러나 정부의 강경대응분위기를 감지한듯 이미 아침일찍 당국에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모든 책임을 내가 질테니 더이상의 문책은 말아달라』는 뜻을 전했던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책대상에 올랐던 일부임원들은 한때 사퇴유도방침에 크게 반발하며 사표제출을 거부했던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기선상무는 불법인출사건발생 3일전에 압구정동지점담당으로 업무가 조정된 불운한 경우로 밝혀져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일부직원들은 『지난해 사정인사에서 김준협전행장이 물러났는데 또 웬 불똥인가』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임직원들 허탈한 표정

 동화은행의 선우윤행장도 이날 상오9시부터 주총에 대비한 임시이사회를 소집하는등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했으나 경질방침이 전해지면서 하오내내 자리를 비웠다. 선우행장은 하오5시 임원들을 자신의 방으로 불러 사퇴의사를 밝혔는데 정부의 자진사퇴유도방침에 상당히 반발했던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송한청전무는 지난해 안영모전행장구속 당시 감독원으로부터 이미 한차례 문책경고를 받은 바 있어 이번이 두번째 문책경고가 된 셈이다.

 동화은행 부실점장들은 하오3시 긴급의식개혁 결의대회를 갖고 새출발을 다짐했으나 결국 은행장을 비롯한 상당수 임원이 경질되는것으로 발표되자 안타까움과 함께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직원들은 『작년 안전행장의 구속을 시작으로 충남방적불법인출사건, 불이산업사채조성사건에 이어 장령자씨사건까지 모든 불미스런 금융사건은 동화은행에서 일어나 마치 우리은행이 금융사고의 온상지로 비쳐질까 두렵다』고 걱정했다.

 한편 금융계에선 내달 열릴 주총에서 이들 은행의 후임행장이 누가 될까에 벌써부터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잔여임기가 남은 김·선우행장 모두 경질된데다 전무·감사들까지 문책경고를 받는 바람에 상무에서 행장으로 승진하든가 아니면 은행장의 외부영입이 불가피한 상태다.

○3개월 영업정지 걱정

 삼보상호신용금고 관계자들은 중징계가 불가피하리라고 예상은 했으면서도 막상 정태광사장이 면직조치된데다 전무 감사 이사등 전임원에 대해 중징계조치가 내려지자 다소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듯했다. 

 회사 관계자들은 특히 임직원 문책과 함께 법인에 대해 신용부금업무에 대해 3개월 영업정지가 내려지자 영업상의 유·무형 손실이 엄청날것이라며 근심스런 표정들이었다.

 실제로 삼보신용금고는 지난 24일부터 신규예금은 거의 두절된 반면 예금인출은 평소의 2배로 늘어난 40억원에 달해 영업에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음을 방증했다. 삼보금고의 한 관계자는 『신용관리기금과 대주주인 제일생명이 자금 지원 방침을 밝히고 있기때문에 예금지급불능과 같은 최악의 사태는 없을것』이라며 『다만 1천여개에 달하는 거래업체들의 일시적인 자금난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신용관리기금은 삼보금고가 혹시라도 지급불능사태에 빠질것에 대비, 예금인출 상황을 시간단위로 파악하는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김상철·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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