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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분위기 조기정착”/하루 2개부처씩 강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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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분위기 조기정착”/하루 2개부처씩 강행군

입력
1994.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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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 새해업무보고 청취 내일 마감/예년보다 한달 기간단축/장관보고 현안중심… 일부부처 직접방문/실국장에 질문·지시 새방식… 책임감 심어 김영삼대통령의 각 부처 새해업무보고청취가 28일 법제처와 정무1장관실을 마지막으로 끝난다. 김대통령은 지난 11일 경제기획원을 시작으로 하루에 2개 부처씩 업무보고를 받는 강행군을 해왔다. 

 이에 따라 예년같으면 2월말까지 계속되던 업무보고가 한달이나 앞당겨 끝났다. 김대통령이 업무보고를 일찍 끝내도록 한것은 올해 목표인 「일하는 해」의 분위기를 조기에 정착시킨다는 생각에서였다. 3공 때부터 시작된 부처업무보고가 몸에 밴 공무원들이 업무보고가 끝나야 새해의 「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같은 기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이처럼 의욕적으로 계획한 업무보고청취와 지시는 때맞춰 터진 낙동강 오염사태와 장령자사건으로 그 빛이 다소 바래버렸다. 업무보고 초반에 불거져 나온 물문제와 중반에 터진 장씨사건의 여파가 정부의 산뜻한 새해출발을 뒤엎은것이다. 김대통령은 식수파동이 한창일 때는 물문제와 관계없는 부처의 업무보고석상에서도 근본대책마련과 국민의 협조를 수없이 강조해야만 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올해업무보고는 그 내용이나 형식면에서 과거와는 다른 개선된 면모를 보였다. 우선 각 부처 장관의 보고내용이 크게 달라졌다. 과거의 경우 부처의 소관업무내용에서부터 직원수 산하기관 예산등 개황소개와 함께 보고가 거의 나열식이었으나 올해는 완전히 간략한 현안중심보고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장관보고시간도 20분정도로 예년에 비해 절반가량 줄었다.

 그 대신 김대통령은 장관의 보고가 끝나면 부처 실국장 6∼7명에게 소관업무와 관련된 현안을 직접 묻고 지시하는 새 방식을 선보였다. 실무를 담당하는 실국장들에게 책임감과 자부심을 심어주기 위한 생각에서였다. 김대통령의 질문내용은 관련수석실에서 준비한 문항중에서 김대통령이 직접 선정한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비서실에서 준비한 질문내용이 사실상 미리 알려지는 경우도 있어 해당부처에서는 답변을 쉽게 준비한 경우도 다수 있었다고 한다. 

 설령 알려지지 않았다해도 담당국장들이 충분히 답변할 수 있을테지만 질문내용을 미리 알면 긴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대통령은 지난해에는 안기부업무보고 때만 안기부청사를 방문했지만 올해는 안기부 외에 국방부청사를 방문했고 역시 상공부와 농수산부는 같은날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내무부와 교육부는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서 업무보고를 받았다. 상대적인 관심도를 나타낸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예년처럼 소위 「힘있는」부처부터 시작하지 않고 경제부처를 우선한것도 달라진 점이라 할 수 있다.

 청와대는 지난해와 올해업무보고 결과를 바탕으로 다시 개선방안을 마련,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현재 정무수석실을 중심으로 검토되고 있는 안은 그 전해 새해예산편성 때부터 새해국정과제를 우선순위별로 정하고 이에 따라 각 부처가 관련부처와 유기적 협조아래 정책목표를 정한 뒤 업무보고는 과제별로 관련부처가 합동으로 하는 방안이다. 이는 부처 단독의 정책추진이 현실적으로 어려운데도 업무보고를 의식, 기발한 「1건주의」에 몰두하거나 부처이기주의가 나타나는것을 막고 정책추진의 효율성과 실현성을 높이자는 뜻에서다. 이번에 느닷없이 환경세신설같은 내용이 튀어나온것을 염두에 둔것이다.

 김대통령은 2월초부터는 지방 시도순시에 나서는데 마찬가지로 하루에 2개시도를 마친다는 계획이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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