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연합 구성 단계적 통일 바람직/통일독일, 기대 큰만큼 실망도 컸다” 다음은 「아시아의 민주화와 새로운 통일환경, 남북한관계의 전망」이라는 주제의 아시아·태평양평화재단 창립기념 국제학술토론회 요지이다.
◇기조연설(김대중 재단이사장)=한반도 통일은 이제 절실한 필요이자 실현가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가 화해협력의 정신으로 남한의 자본 기술 시설과 북한의 노동력을 결합하면 쌍방에 큰 경제적 혜택이 올 수 있다.
독일방문결과 통일의 시작은 빨리해 소모적인 비용을 덜되 그 진행은 단계적으로 해서 부작용을 덜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본인은 이 정신에 부합되는 3원칙 3단계의 통일방안을 일찍부터 주장해왔다. 현재 우리에게 가장 시급히 필요한것은 제1단계인 남북연합의 발전이다. 공화국연합제는 남북한 쌍방이 똑같이 외교 국방 내정의 권한을 갖고 독립국가로 기능하면서 한편으로 양측 동수의 대표로 남북연합을 구성하는것이다. 다음 단계로 남북정부는 외교 국방에 관한 권한을 연방정부로 이관하게 되며 연방대통령, 연방국회가 성립될것이다. 이러한 연방체제를 수년 운영하게 되면 민족의 동질성이 완전히 회복되고 상호신뢰와 협력이 발전돼 완전통일의 길이 열릴 수 있을것으로 본다.
독일의 예에 비춰 흡수통일이나 급격한 통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주제발표 ▲아시아의 민주주의와 평화(존 던 영케임브리지대교수)= 대의민주제 및 인권과 국제평화 사이에 긴밀하고 상호의존적 관계가 있다는 관념이 오늘날 서구의 지배이데올로기이다. 이러한 이념을 한국사람들은 수용하여야 한다고 본다.
동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은 권위주의 지배체제하에서 상당히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아시아대륙 국가들이 이러한 구조하에서 무한대로 성장해갈지, 또한 얼마나 오랫동안 권위주의체제에서의 예속을 인내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아시아 민주화를 위한 세가지 상정(나종일경희대교수)= 우리는 최소한 두가지 원칙에 대해 「민주주의」를 위한 필요조건으로 동의할 수 있을것이다.
첫째, 어떤 인간공동체의 구성원이라도 그들의 지도자를 선출하는것을 포함해 공동체의 중요한 결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만 한다는것이다. 둘째, 구성원 모두가 공평한 방법으로 결사를 통해 만들어진 가치를 누리는 데 참여할 수 있어야 하며 그 가치가 무엇인지 정의할 수 있어야만 한다.
아시아에서 국경을 초월한 적극적인 결사체적 삶이나 협력은 풍부한 잠재력이 있다. 여러 국가간의 제휴로 추진하는 신판 아시아적 마셜플랜과 같은것이 필요하다.
▲독일통일 전후의 분위기와 여건(드 메지에르 전동독총리)=동독국민은 서독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컸고 통일을 장밋빛 꿈으로 생각한데서 통일이후의 실망이 상대적으로 컸다.
통일과정에서 서독 콜총리와 본인이 합의한 연방제식 통일방안이 지켜질 수 없었던 이유가 있다. 첫째, 동독인들의 일시적인 대거 서독이주등 이성을 잃은 태도 때문이었다. 둘째, 고르바초프의 소련이 위태로웠고 양독정부나 국민이 국제정치적 호기를 놓치면 상황이 어렵게 될지 몰라 서둘렀다. 셋째, 사유재산권을 허용하면서 서독의 자본이 물밀듯이 밀려들어 동독사회가 불안에 빠졌다. 넷째, 통일과정에서 옛 체제 협력자에 대한 보복 요구가 일어나면서 동독기술자를 비롯한 고급인력의 90%가 보복과 숙정의 대상으로 밀려나고 동독의 자주적 사회건설은 물거품이 됐다. 다섯째, 동서독 선거에서 동독인들 스스로 장밋빛 공약을 내건 서독의 기민연합당에 투표함으로써 점진적 통일의 길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해 질수밖에 없었다.
▲국제화시대의 통일문제: 새로운 상상력(한상진서울대교수)=다음과 같은 세가지 처방이 공존공영의 통일모델을 성사시키는데 주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첫째, 남북교류와 협력에서 교육과 문화에 대한 공동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야한다는것이다. 둘째, 동아시아 지역안보와 경제협력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셋째, 「국가연합」의 구도에 「합의민주주의」의 틀을 본격 도입할 필요가 있다.
또 통일한국의 위상을 문화국가로 잡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가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군사적 획일주의 대신 다원주의에 충실해야 한다.둘째, 아시아인의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폭넓은 인식이 요구된다. 끝으로 우리의 체험과 역사에서 아시아 민주주의의 모델을 개발하는 과제가 제기된다.【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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