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액·소지인따라 사고액 좌우/사채업자·금융기관 보관설/물품거래 진성어음 일수도 미회수어음과 수표 1백41장의 행방이 묘연하다. 몇장이나 발행됐으며 액면가는 얼마이고 지금 누구손에 있는지에 따라 이번 장령자씨 거액어음부도사건의 전체 규모가 달라질것으로 보인다.지금까지 밝혀진 이번 사건관련 총부도금액은 유평상사 대명산업 이벤트꼬레 및 포스시스템등 4개회사와 김주승씨개인분등을 합해 모두 2백48억6천9백만원이다. 하지만 이는 이미 부도난 어음·수표만의 합계다.
은행감독원에 따르면 아직도 ▲유평상사 14장 ▲대명산업 18장 ▲이벤트꼬레 32장(김씨개인분 포함) ▲포스시스템 90장등 총1백54장의 수표와 어음이 은행에 돌아오지 않았다. 만약 이 어음이 모두 발행돼 유통되다가 부도를 낸다면 이번 사건의 총사고금액은 10년전과 맞먹는 규모로 늘어날것이다.
당초 감독원은 『미회수어음중 상당수는 이미 할인됐거나 견질용으로 상호신용금고에 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감독원특검 결과 부도처리되지 않은 총 1백54장의 미회수어음·수표중 유평발행 약속어음 5장과 포스시스템의 당좌수표 8장등 13장만이 삼보상호신용금고에 견질용으로 보관돼 있는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1백41장은 아직도 종적을 알길이 없는 셈이다.
현재 감독원은 이들 미회수어음과 수표들의 소재를 대략 3∼4가지로 추정하고 있다. 첫째는 사채업자들이다.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장씨가 사채업자들로부터 어음을 할인해 썼거나 아니면 개인채무에 대한 견질담보용으로 맡겨 놓은 경우다. 실제로 장씨는 10년전 「1차 이·장파동」과 출옥이후 사업추진과정에서 상당한 개인채무를 졌고 이때문에 채권자들로부터 강한 상환압력을 받아왔다고 주변사람들은 전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계좌개설과 자금대출을 위해 장씨가 사채업자로 보이는 10여명이름을 동원한것도 이같은 「사채연관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금융기관 보관설」도 만만치 않다. 감독원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관련된 금융기관 간부들이 특검을 피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어음을 보관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10년전과는 달리 장씨는 이번에 상호신용금고를 자금조달창구로 삼았다. 아무리 인맥이 동원됐다고 해도 사채성향이 강한 금고들이 담보가액을 훨씬 넘는 돈을 장씨에게 쉽게 내줬을리는 없다. 감독원은 『장씨가 금융기관측에 상당액의 견질어음을 발행했고 금융기관측이 노출을 피해 숨겨놓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있다.
사채업자건 금융기관간부건 어음만기가 되어도 교환에 쉽게 돌릴 수는 없을것 같다. 본인 신분과 부당대출 사실을 드러낼 수 없기때문이다. 그러나 한 금융계인사는 『사채업자나 금융기관이 미부도어음을 갖고 있다면 장씨가 구속돼 빚을 받을 수 없게된 이상 보관어음을 일시에 돌려 부동산이나 귀금속, 골동품등 장씨 재산에 대한 압류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부도금액은 지금까지 밝혀진 수준을 훨씬 넘어 대형사고로 확대될 수도 있다.
미회수어음들이 장씨와는 무관한 일반물품거래상의 진성어음일 수도 있다. 특히 지금까지 부도난 포스시스템 어음(1백7억원)중 대부분은 납품대금결제용이었고 이 회사와 거래하던 C사 T사 K사등은 현재 수십억원대의 부도어음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진성어음이라도 부도처리되면 포스시스템으로부터 받은 담보가 없는 한 자금회수는 어렵기때문에 관련 업체들의 직간접적인 피해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물론 1백41장의 어음중 일부는 발행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장씨가 아예 80여장은 쓰지 않았다는 소문도 있지만 그래도 60여장은 대형부도·연쇄피해를 예고하며 어디에선가 유통되고 있다. 장씨가 구속됐지만 지뢰는 여기저기 널려있는 셈이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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