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과 폭넓은 독서 병행어렵다”/교육파행·시험부담가중죄 적용 『피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은 현교육 파행죄와 시험부담 가중죄가 인정돼 이에 공소제기합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피고」로 한 청소년들의 모의재판이 열린 25일 하오2시 서울 용산구 갈월동 101의5 청소년사업관 청소년극장. 「검찰」측이 기소이유를 밝힌후 1백여명의 방청객들로 가득찬 법정은 한결 진지해졌다.
『학교생활에 충실하다면 수능시험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수능시험을 통해 창의력 향상이 가능하다고 봅니까』 『수능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교양서적등을 읽을 시간이 있습니까』
증인으로 나선 고교생들과 선생님에 대한 「검찰」측과 「변호인」측의 날카로운 심문이 오가고, 이에 따라 방청객들의 수군거림도 커져갔다.
검찰측은 논고에서 『입시위주의 교육을 막고 과열과외를 잠재우기 위해 도입된 수능시험이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수험생들에게 이중부담을 안겨주고 있다』고 다그쳤다. 구체적 사례로 ▲다양한 교육방식을 요구한 나머지 교과서 내용의 비중이 크게 줄어든 점 ▲수능시험유형이 학생들에게 익숙해질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고 외국고교의 시험문제를 일부 그대로 뽑아 출제한 점 ▲현 중·고교의 교육방법과 시험방법은 바뀌지 않은채 학생들에게 폭넓은 독서만을 요구한 점등을 들었다.
이에 대해 「변호인」측은 『수능시험으로 대표되는 이번 입시제도는 어느면에서나 개혁적이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혼란은 예상됐던 일』이라며 『살아있는 창의성 교육, 인간적인 도덕성 교육을 살리자는 의도에서 도입된 수능시험이 아직 현 교육과 맞지 않는 다고 해서 유죄를 주장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변론했다.
변호인측은 또 『7차례의 모의시험을 거친 만큼 수험생들에 대한 심리적 부담 또한 생겨나기 어려웠을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좋은 취지이나 시기상조이며 평상시 치러지는 학교시험과의 괴리가 시급히 고쳐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된다」는 이유로 배심원들은 피고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해 유죄평결했다. 유죄가 3, 무죄가 2였다.【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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