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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후 재산」 독일을 교훈 삼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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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후 재산」 독일을 교훈 삼아(사설)

입력
1994.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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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한이 통일된후 월남한 실향민들과 월북자들이 각기 고향이나 옛 거주지의 불동산의 반환을 요구함으로써 빚어질 재산권분쟁은 참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문제는 자칫 실질적 통일을 저해하는 중대한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점에서 법무부가 김영삼대통령에게 행한 올해 업무보고에서 장차 통일에 대비, 재산권분쟁등을 처리하기 위한 통일특례법시안 제정을 밝힌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결론부터 말해 우리는 그같은 부동산―재산권은 일단 모두 국가가 수용, 국유화를 원칙으로 하고 특례규정을 두어 우선 매각해야 된다는 생각이다. 통일후 재산권문제가 얼마나 중대하며 완전통일의 장애가 되고 있는가는 독일의 경우에서 생생하게 찾아볼 수 있다. 사실상 동독을 흡수한 서독은 양측의 화폐비율을 1대 1 또는 2대 1로 교환하는등 일체의 통일비용을 전담하며 동독을 끌어안았다.

 그러나 1990년10월에 동서독간에 체결된 통합조약41조는 45년부터 동독정권이 수립된 49년10월7일까지의 부동산은 소련점령군이 몰수했으므로 동서독이 책임지지 않으며 그 이후의 망명자재산, 서독으로 이주하여 서독국민이 된자의 재산, 국가관리하의 외국인재산등은 일부 반환 또는 보상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한것이다.

 서독은 통일전인 90년 3월15일 동독이 세운 신탁관리청이 망명자등의 부동산과 국영업체등을 관리, 매각하여 원소유주등에 배상하고 나머지 재원으로 현소유자 및 거주자에게 생활지원금으로 사용키로 했다. 그러나 이에 반발, 통일후 원소유주들이 저마다 법원에 반환소송을 청구하여 재판에 계류되었다. 부동산소유권이 불분명하자 서독기업들이 투자를 꺼렸고 그렇지 않아도 통일후 실업·인플레·소득격차·기업도산이 느는 판에 구동독주민들의 심리적 위축감마저 겹쳐 동독지역의 경제가 지금도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것이다.

 이같은 침체와 혼선에 당황한 독일정부는 91·92년의 두차례 법개정을 통해 반환과 배상비율을 비슷하게 조정했으나 근본적인 문제는 미결로 남아있다. 때문에 독일통일과정의 실패요인중 재산권문제가 1∼2위로 꼽히고 있음을 우리는 유념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경우 어떤 일이 있어도 「흡수통일은 불가방침」이나, 북한이 내부혼란으로 스스로 붕괴 흡수통일될때 또는 남의 3단계 통일방안과 북의 연방안을 조정하여 합의통일될때는 각각 상황이 달라진다. 후자의 경우 우리는 사유재산을 인정하고 있는 반면 북은 모든 분야의 재산이 인민적 소유―국유화되어있기 때문에 재산권문제의 해결방식은 판이하게 된다. 물론 전자의 경우 독일같은 혼란을 피하기 위해 무조건 국유화한후 합당한 원매자에 매각, 그 재원으로 현지주민을 지원하도록 해야 할것이다.

 어쨌든 남북한 통일이 까마득한 일이라 해도 재산권 분쟁해결을 강구하는것이 시기상조라는 생각은 잘못이다. 누가 독일통일을 예견했었는가. 우리의 통일은 10∼50년 뒤가 될 수도 있으나 1∼2년 사이에 현실로 다가올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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