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 대단위 공장 존폐 위기에/미 요청따라 건설… 예산줄자 외면 한미간 안보협력 차원에서 지난 76년 대한항공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설해 운영해온 김해소재 대단위 항공기 정비창이 미국방정책수정의 여파로 최근 존폐의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정통한 소식통들이 24일 전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들과 워싱턴의 소식통들에 의하면 미측은 지난해 12월말 그간 김해 정비창의 최대 수입원이 돼온 태평양배치 미군용기 정비를 더이상 한국측에 맡길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한국측은 이 정비창이 당초 미국의 요청으로 건설된 것임을 상기시키면서 안보협력 차원에서 재고를 촉구하고 있으나 자국 항공기 정비업계로부터 워낙 강한 로비를 받고있는 미정부로서는 이 방침을 철회하기 힘들 전망이다.
김해 정비창은 미국이 중국과 수교하면서 당시까지 대만에 의뢰해온 미공군기정비를 더 이상 계속할 수 없게 되자 우리 정부에 안보협력 차원에서 협조를 요청해 대한항공 투자로 건설된 것이다.
김해항공기 정비창에는 현재 7백명이 소속돼 있으며 한때 대한항공 우주사업본부 전체 매출의 최고 75%까지 울리는등 주요 수입원이 돼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일각에서도 유사시에 대비해 김해 정비창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없지 않으나 미국방 예산이 크게 준 상황에서 자국 업계회생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압도적인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그간 김해 정비창에 위탁해온 F15기등의 정비를 현재 존폐위기를 맞고있는 미조지아주 소재 워너 로빈스 항공정비센터등으로 돌려 이들을 회생시킬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분석가들은 빌 클린턴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이 경제우선 방위정책을 취해왔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번 조치도 이같은 맥락에서 파악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최근 방한한 샘 넌미상원 군사위원장등도 한미안보관계 「재정립」의 필요성을 언급했음을 지적하면서 한국의 대미안보협력 관계가 보다 「현실적」으로 이뤄져야할 때가 됐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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