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령자씨 부부 수사 언저리/불도액 추궁엔 “근거대라”/영장발부 듣고 눈물… 초췌한 얼굴로 수감/가석방 취소 결정… 최소한 「10년복역」 운명 장영자씨는 24일 구속직후 법무부의 가석방취소결정으로 앞으로 10년이내에는 다시 풀려나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15년형을 복역중 92년3월 가석방됐던 장씨는 5년1개월의 남은 형기를 채워야 한다. 여기에 이번 사건으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적용을 받아 유죄가 확정될 경우 적어도 5년이상의 징역형을 받게 될것으로 보여 모두 10년1개월여를 복역해야할 운명이다.
특경가법은 사기로 얻은 이익이 50억원이상일 경우 무기 또는 5년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고, 재범을 저지른 장씨로서는 형량감경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검찰은 이철희·장령자씨부부가 자진출두한지 12시간만인 24일 상오6시께 장씨의 사기혐의를 확인한뒤 하오2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등 사건을 조기에 마무리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들이 출두할 때만해도 『25일 하오께나 돼야 …』하고 말끝을 흐리며 조사가 간단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던 검찰은 이날 상오 중간수사발표에서는 『일단 장씨를 구속한뒤 혐의사실을 추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본격조사에 들어간뒤 장씨의 장광설과 변명으로 수사가 지연되자 먼저 자술서를 쓰도록 한뒤 이를 근거로 차근차근 추궁하다 새벽녘에 대질신문을 벌여 혐의를 입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시종일관 담당검사인 량인석검사의 질문에 대해 자신의 입장과 변명만 늘어놓다가 때로는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고 한 수사관이 전했다.
○…장씨가 23일 하오6시께 출두해 철야조사를 받으면서 가장 당혹스러워 한 순간은 서울신탁은행 압구정동지점에 예치된 30억원의 실제 예금주인 사채업자 하정임씨(58·여)와 함께 진행된 대질신문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씨는 『장회장 언제 내가 마음대로 돈을 인출하라고 통장을 주었어. 제발 사실대로 말해달라』며 따지고 들어 장씨는 한동안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장씨는 검찰 조사과정에서 『총어음발행액이 5백억원에 달한다는데…』라는 추궁을 받자 화를 못참고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느냐』며 대들기도 했다는것.
○…이철희씨는 부인 장씨와는 달리 검사의 질문에 순순히 대답해 24일 상오4시께 일찌감치 조사가 끝난 것은 물론이고 71세의 고령에도 꼿꼿한 자세로 조사에 응해 수사관들이 한결같이『오랜 수형생활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체력의 소유자』라고 부러워했다.
이씨를 조사한 김정기검사는 『그는 언론을 통해 이사건을 안 것 같다』며 『30억원의 예금불법인출 사실도 지난 20일 부인장씨로부터 듣고 비로소 알았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장부부가 서울신탁은행 압구정지점에서 30억원의 예금을 불법인출했던 지난해 10월 신병치료등을 이유로 캐나다행을 시도, 출국허가를 법무부에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확인돼 도피성출국을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출국허가를 요청해왔으나 가석방된지 얼마 되지않았고 동기등이 불분명해 불허했다』며 『그외 해외출국을 요청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장씨는 이날 하오 3시35분께 영장이 발부된 뒤에야 이 사실을 주임검사로부터 듣고 한동안 망연자실, 눈물을 글썽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는 하오4시30분께 초췌하고 창백한 표정에 시종 고개를 떨군채 구속수감됐다. 검찰은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전인 하오2시께 장씨가 『어지럽다』며 의사의 진찰을 요구, 한때 긴장했으나 의사진찰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자 안도하기도 했다.【이진동·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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