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차사기 당시진실 반증”/장씨 풀려난후 공개비난에 그동안 불쾌/“원칙대로 안했더라면 5공멍에 됐을것”/「배경」에 약한풍토 문제 82년 사회를 송두리째 뒤흔들었던 소위 「이·장사건」이 화제에 오르면 빠지지 않고 함께 거론되는 5공의 실력자 두사람이 있다. 14대국회에 처음 진출한 민자당의 허화평 허삼수의원, 이른바 두 허씨가 그들이다.
이철희·장령자씨에 이어 전두환 당시대통령의 처삼촌인 이규광씨가 배후로 지목돼 구속되는것과 함께 5공의 개국공신이자 신군부세력의 핵심이었던 두 허씨도 「물을 먹었기」때문이다. 당시 허화평의원은 청와대 정무1수석이었고 허삼수의원은 사정수석이었다.
두 허씨의 「실각」은 「이·장사건」에서 비롯되었다는게 정설이다. 두 허씨는 이순자씨의 삼촌이자 장여인의 형부인 이규광씨가 직간접적으로 사기극에 말려든것으로 드러나자 대통령의 처삼촌인 이씨의 구속을 강력히 주장했고 이것이 전전대통령을 크게 불편하게해 권력에서 밀려난것으로 돼있다.
때문에 무대와 주변인물만 바뀌었을뿐 주인공과 상황설정이 82년도의 복사판인 「이·장사건 속편」을 보는 두 허씨의 느낌은 어느 누구보다 남다른것같다.
특히 92년 가석방으로 석방된 장여인은 지난해말 TV에 나와 『우리들은 5공권력내의 파워게임에 휘말린 정치적 희생양』이라며 두 허씨와 이순자씨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기까지 했다. 이때 두 허씨는 공개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사석에서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했던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장씨가 구속된 24일에도 두 사람은 가급적 언급을 자제하려는 눈치였다. 하지만 『2차 사기극이 터짐으로써 82년 당시의 진실이 어떠한 것이었는지가 만천하에 드러난것 아니냐』며 홀가분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허화평의원은 『장씨가 석방된뒤 온갖 얘기를 다하고 다니지만 이 사건을 원칙대로 처리하지 않았더라면 이 사건이 5공정권의 또다른 멍에가 됐을것이라는 확신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면서 『장씨사건 처리과정에서 숨기거나 축소했던것은 전혀 없다고 장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의원은 『똑같은 수법의 사건이 재발된것은 대기업의 비대화와 왜곡된 금융관행등 우리 경제구조의 토양에 근본적인 문제점이 온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것』이라며 『아직도 「배경」이 있는것처럼 행세하면 대부분 먹혀드는 풍토가 문제』라고 촌평했다.
허삼수의원도 『장씨가 그동안 정치희생양이니 하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녔지만 이번 일로 본인이 스스로 어떤 인물인지를 보여준 셈』이라며 『82년 사건을 나름대로 엄정하게 처리하려고 했던 만큼 별다르게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허의원도 『문민정부 아래서도 이런 사건을 저지르는데 형부를 권력자의 친인척으로 뒀던 5공초 장씨가 어떤 행각을 일삼았는지는 불을 보듯 뻔한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허의원은 그동안 주변에 줄곧 『당시 장씨사건 발단이나 처리과정에 나는 개입하지 않았으며 민정수석실(이학봉당시수석)에서 맡았던것』이라고 말해 그의 사건개입시기는 사법처리여부의 최종판단 단계였음을 시사해왔다.
어쨌든 이 사건이후 여권내 소외그룹이 돼 5공정권 내내 「낭인생활」을 겪었던 두 허씨는 묘하게도 14대국회에 함께 진출해 의정무대에서 장여인의 또한번 몰락을 지켜보는 「악연」을 갖게 됐다. 두 사람이 만감을 교차시키며 이번 사건을 주시하고 있는것을 장여인이 안다면 그녀의 심경이 어떠할지 궁금하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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