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씨 막후 “전문일꾼”/어음 배서·유통등 결정적 역할/「친인척 관계」로 유혹에 빠진듯 장영자씨 거액어음부도사건이 사기사건으로 귀결되면서 막후의 「전문일꾼」이 누군지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현재 검찰수사선에 떠오르고 있는 인물은 긴급수배중인 전동화은행 삼성동출장소장 장근복씨(50)와 포스시스템 대표 조평제씨(42). 이들은 각각 부도어음이 유통되도록 배서를 해줬거나 대량의 어음을 유통시킨 장본인들로 이번 사기사건의 중심연결고리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장령자씨의 고향 전남 목포 인근인 무안 출신이면서 먼 친척사이로 알려진 동화은행 장소장은 이번 사건에서 은행을 통한 사기행각의 다리를 놔준 중요한 인물.
장소장은 지난해 10월 장씨의 유평상사 발행 50억원상당 융통어음에 불법배서해줘 장씨가 이 어음을 삼보신용금고에 맡겨 50억원 사기대출을 결정적으로 도와준 혐의를 받고있다.
전서울신탁은행 압구정동지점장 김칠성씨(55)를 통해 당시 지점장 김두한씨(53)로부터 배서를 받으려던 장씨는 김두한씨가 완강히 거부하자 혈연과 지연을 내세워 장소장에게 접근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대급부로 장씨는 1백30억원의 CD(양도성예금증서)를 매입,삼성동출장소의 예금수신고를 높여주었고, 추가로 2백억원의 예금을 조성해 주기로 약속했으나 이행하지는 않았다.
동화은행 관계자들은 외국계은행에서 이적해 지난해 9월 삼성동출장소 개점과 함께 소장을 맡은 장씨가 실명제 여파로 수신고가 떨어져 예금실적에 쫓겨 어음사기에 휘말려 들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그러나 사채시장등에서는 장소장이 사기에 깊숙이 개입했으며 어음배서액도 2백억원을 넘지만 나머지 피해자들이 신분노출을 꺼려 1백50억원 상당은 잠복해 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장소장과 함께 사건 발생 이후 잠적한 포스시스템 대표 조평제씨도 장씨의 어음사기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조씨는 대구 출신으로 74년 중앙대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컴퓨터 업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일견 이번 사건으로 1백7억원의 부도를 내고 미회수어음이나 수표가 90장에 달해 가장 큰 피해자로 보이기도하는 조씨는 장씨 이모의 소개로 장씨를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 주변에선 그가 지난해 9월께 『1천억원규모의 레저사업을 추진중인데 돈을 대면 사업에 참여시켜 주겠다』는 장씨의 꾐에 빠져 어음과 수표책을 무더기로 건네주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명색이 사업가인 그가 단순히 사업계획만 믿고 수표책등을 통째로 장씨에게 넘겼을까 하는 석연치 않은 점 때문에 검찰 일각에선 그가 장씨의 자금조달창구 노릇을 한것이 아닌가 하는 시각도 있다.
최소한 장씨가 담보물을 제시했거나 그럴듯하게 포장된 자금력을 믿고 당좌수표를 돌렸으리라는 것이다.
포스시스템은 지난 92년부터 외상매출금이 회수되지 않고 컴퓨터업계의 과당경쟁으로 자금압박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변형섭·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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