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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행장/퇴역장성/재계총수/정치인등/직·간접개입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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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행장/퇴역장성/재계총수/정치인등/직·간접개입 “충격”

입력
1994.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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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 뒷줄은…/전서울투금출신 자금알선 핵심/사채업자도 수두룩… 82년때와 수법 비슷 이철희―장령자씨 부부의 이번 어음부도사건에는 전직은행장 재계총수 퇴역장성 정치인등 다양하고도 방대한 사회지도층이 직간접적으로 개입, 이들부부에게 도움을 준것으로 드러나 다시 한번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3일 금융계등 사건관계자들에 따르면 장씨부부는 출감 직후부터 자신과 친분이 있는 유력인사들을 접촉하고 다니며 신뢰를 쌓은뒤 이들을 자금조달에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난 82년 어음사기사건때와 마찬가지로 장씨의 「손의 크기」와 수법이 별로 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82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장씨가 이용한 인맥의 규모와 영향력이 다소 좁아졌다는 점뿐이다. 장씨는 82년 사건에서 권력 핵심과의 특별한 관계(장씨는 이순자씨의 삼촌인 이규광씨의 처제)였으며, 자금동원에 이점을 적극적으로 내세웠었다. 당시 피해업체인 공영토건 일신제강 라이프주택 해태제과등이 빌려쓴 돈의 4∼5배에 달하는 어음을 장씨에게 끊어준 이유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장씨부부가 이번 사건에 이용한 인맥은 82년 사건당시부터 가깝게 지냈던 금융계 인사들과 이철희씨의 군인맥, 재계총수들을 포함한 기업인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사채업자들도 장씨의 예금조성에 동원됐다.

 금융계 인맥으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전서울투자금융 출신 인사들. 82년 당시 서울투금사장이었던 김영덕 전서울은행장―당시 영업부장 정태광씨(현 삼보신용금고사장)―당시 총무부차장 신상식씨(현 상업증권상무)―당시 사원 이영민씨(현 벽산신용금고영업부장)등이 연결고리로 이번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개입된 것으로 밝혀졌다.

 김영덕 전서울은행장은 지난해 10월 벽산상호신용금고에 유평상사 어음을 할인해주도록 부탁한 것으로 밝혀졌다. 벽산금고관계자에 따르면 김씨가 벽산금고 이영민부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할인을 주선했다는 것. 그러나 검찰에서 김씨는 이같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상식상무는 당초 S증권사 임원으로만 알려진채 부도어음에 그의 배서가 있었다는 얘기가 나돌았으나 명확히 확인은 되지 않았다.

 정태광사장은 유평상사 어음 50억원을 할인해준 삼보신용금고의 사장으로 동일인 여신한도인 7억2천만원을 훨씬 초과한 이 어음을 할인해줘 의혹을 사고 있다.

 서울신탁은행 김칠성관리역(전압구정지점장)과 김두한압구정지점장, 그리고 장근복 전동화은행 삼성동출장소장은 장씨가 예금조성등의 방법으로 인연을 맺어 이용한 피해자들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어쨌든 이들도 금융규정을 어기고 장씨를 직접 도와준 셈이 됐다.

 군인맥으로는 퇴역장성등 장씨에게 자금을 대준 쪽과 이·장씨밑에 들어가 손발이 되어준 경우가 있다. 장씨부부의 부도사실이 알려지자 장씨의 청담동 집에 퇴역장성인 P모씨 측근들이 몰려와 큰 소란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목격자인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웬만한 권력자가 아니면 장씨집에까지 와서 그처럼 큰 소리를 칠 수 없을것』이라며 『적어도 이철희씨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했던 인물이 돈을 떼인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의 비서실장으로 80년대초부터 재산관리를 맡아왔던 김용남씨(53)는 중앙정보부 출신으로 10·26 당시 궁정동 총격전에서 살아남은 경호원 두 사람중 한명이다. 그후 그는 김재규 전중앙정보부장 계열로 분류돼 공직에서 물러나 있었으나 이씨가 개인적인 친분으로 기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현재 이씨부부의 부동산을 관리하고 있으며 이번 부도파문 수습을 위해 부동산을 처분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H그룹의 P모회장, 정치인 K씨, P씨등이 장씨의 후견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상당수 사채업자들이 부동산이나 어음을 담보로 장씨에게 거액을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탁은행 압구정지점에서 장씨가 불법인출해간 30억원은 사채업자 하정림씨의 예금으로 당초 장씨가 주선해온 것이었다.【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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