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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족 토종에서 수입종까지(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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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족 토종에서 수입종까지(사설)

입력
1994.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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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분별한 환락과 방종에 빠져 손가락질당하고 있는 오렌지족이 또다시 탈선추태를 드러냈다. 그랜저고급승용차를 몰고 가던 젊은이들이 프라이드소형차가 끼여 든다고 하여 차를 멈춰 세운후 집단폭행한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굴지의 재벌그룹에 권력층등 상류층가정출신인 이들은 모두 미국과 영국의 대학에 적을 두고 겨울방학중 일시귀국하여 강남일대의 고급카페를 누비고 있는 해외유학생들로 환락가에서는 오렌지족중에서도 수입오렌지로 불린다고 한다. 우리의 현실상황에서 분수를 차리지 못하는 호화낭비와 방종에 빠진 오렌지족이 활개를 치는것만도 난감한데 오렌지족이 다시 수입오렌지족과 토종오렌지족으로 분류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하니 한심스럽기 이를데 없다.

 수입오렌지족의 존재는 앞날을 위해 가장 우려되는 상황이다. 해외유학생이면 외국의 발전된 학문이론과 선진문물을 터득하여 국내에 정착시키는 사회발전의 첨병적인 존재여서 가장 우수하고 모범적인 인재여야만 하는데 수입오렌지족은 그와는 정반대로 성장사회의 암적인 병리현상을 국내로 들여와 젊은이들의 세계를 걷잡을수 없이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수입오렌지족이라는 유행어가 나올 정도라면 외국사회의 병균을 국내에 옮기는 해외유학생의 수는 한마디로 헤아릴수 없이 많다는 얘기다.

 수입오렌지족의 범람은 부유한 상류계층의 비뚤어진 자녀교육자세와 정부의 잘못된 해외유학생관리정책의 합작품이다. 국내대학의 입시경쟁이 치열해지고 재수생이 늘어나자 대학진학에 실패한 재수생이나 대학진학에 자신이 없는 성적부진의 고교생을 외국에 내보내는 도피성유학풍조가 부유층에 크게 확산되었는데 바로 이러한 풍조가 수입오렌지족을 만드는 결과를 빚었다. 국내서 학업성적이 불량한 둔재가 해외에 유학했다고 해서 갑자기 수재가 될수 없으며 부모의 감시서 벗어난 도피성해외유학생들은 해방감과 고독감에 빠져 이방사회의 병균에 깊숙이 오염될수밖에 없다. 수입오렌지족은 국내로 되돌아오기전에 현지에서 이미 문제아로 갖가지 말썽을 일으켰을것이 분명하다.

 감수성이 예민하여 올바른 지도가 그어느때보다도 중요한 성장기에 1차적인 지도책임을 지닌 부모가 스스로 자녀지도를 포기해 수입오렌지족을 양산시킴으로써 개인에게나 사회에 엄청난 손실과 부담만을 안겨준다. 이러한 손실과 부담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부가 유학생관리체제의 개선뿐만 아니라 교육정책 청소년지도의 측면에서 부유층의 도피성해외유학풍조를 근절하는데 주력하지 않으면 안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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