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6∼7월 특별전시/「바둑두는 그림」 등 국보급 많아 재일동포 실업가 김롱두씨(72)가 평생 동안 수집한 귀중한 한국 문화재인 두암컬렉션이 서울에 온다. 국립중앙박물관이 6∼7월 두달 간 기획전시실에서 마련하는「일본 속의 한국문화재―두암 김용두 컬렉션전」을 통해 그 주요 유물을 볼 수 있게 된것이다.
김용두씨의 소장품 「두암컬렉션」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6차례에 걸쳐 한국일보에 연재되어 널리 알려졌으며, 그의 주요 소장품을 수록한 「두암 김용두 소장품 도록」도 국내 출판사에 의해 출간됐다.
정량모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두암 컬렉션에는 한국미술사를 잘 보여주는 좋은 문화재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그림과 도자기들이 우수하다. 이번 서울전에는 그림과 도자기 중심으로 1백여점을 전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1천여점에 달하는 두암컬렉션은 회화 도자기 불상 금속공예품류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에는 우리나라 고고학이나 미술사 또는 문화를 연구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가치 높은 문화재가 많다.
두암 컬렉션 가운데 회화류에는 공민왕이 그린것으로 전해지는 14세기 후반의 국보급 「바둑두는 그림(위기도)」과 고려후기 「금자경변상도」, 조선초기 작자 미상의 「소상팔경도」병풍이 특히 유명하다. 조선초기 이상좌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주유도」와 「월하방우도」, 조선중기 김명국의 「수로도」, 신잠의 「호도」와 「농도」, 조선후기 정선의 「고사방학도」, 최북의 「수각한담도」, 김홍도의 「어주도」, 김득신의 「산수도」쌍폭등을 비롯한 40여점의 그림도 빼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두암 컬렉션에서 도자기류 역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김용두씨는 청동기시대의 붉은 토기부터 가야의 질그릇을 거쳐 삼국시대의 뚜껑달린 항아리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고려인이 만든 청자병에서 조선사람이 물레질한 분청사기를 포함하는 정도까지 3백여점의 다양하고 많은 그릇들을 모았다. 모든 시기에 걸친 도자기의 발달사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수집품이고 모두가 명품들이다.
이들 중 12세기 고려 청자병(철채음각목단당초문화형병)과 완형 그대로인 15세기 분청사기병(분청사기박지목단당초문편병) 분청사기 비늘무늬 제기병(분청사기 철화 어린문보), 18∼19세기 백자 연적(백자동화당초문쌍리연), 19세기 청화백자 벼루갑(청화백자운롱산수문연갑)등은 국내에 없는 희귀한 유물이다.
이번에 소장품의 한국전시회를 갖게 되는 두암 김용두씨(천리개발 주식회사 회장 ·일본 병고현 희로시)는 일본에서 손꼽히는 한국문화재 개인 소장가 중 한 사람이다.
두암의 소장품이 한국에 알려진것은 1986년 일본 나량시 대화문화관에서 열렸던 「사천자 소장품 전시회」였다. 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리기 앞서 그의 소장품을 한국에 전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이번의 서울 전시회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요청을 김씨가 받아들여 이뤄지게 됐다.
한국문화재를 모아온 재일동포가 소장품을 도록으로 펴낸것이나 국내전시회를 갖는것은 그가 처음이다.【최성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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