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협상 시즌이 곧 시작된다. 올해도 정부의 강력한 종용아래 지난해에 처음으로 시도됐던 경총과 노총등에의한 중앙노사단일임금 협의 방식이 채택될것이 확실하다. 경총은 오는 26일 노총에 94년도 임금협상을 정식으로 제의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경총과 노총이 임금(통상임금기준)을 4.7∼8.9%인상키로 합의했었다. 전국사업장(사업체)의 노사는 이를 기준으로 여건에 맞게 임금인상을 결정토록 했었다. 노동부에따르면 근로자 1백명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체 5천5백여개사의 평균임금협약인상률은 5·2%였으나 실질 인상률은 12·3%로 나타났다. 표면상의 인상률과 실질인상률사이에는 여전히 상당한 격차를 드러내고있다.
올해에는 경총과 노총 그리고 각사업체들의 노사가 어느선에서 타협할지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지난해 현대자동차등 현대그룹 울산소재계열사들의 파업과 같은 실력행사없이 협상에의해 원만히 타결돼야겠다. 올해는 임금협상과 관련, 지난해와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첫째 노조, 사용자, 정부등 모두가 임금협상의 조기종결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는것이다. 경총과 노총의 임금협상을 지난해보다 한달빠른 2월말까지 매듭짓고 단위사업체들도 5월말까지는 끝내도록 하자는것이다. 바람직한것이다. 박종근로총위원장의 말대로 우리나라는 1년내내 임금협상과 단체교섭이 계속돼 분규도 연중 지속돼왔다.
둘째는 정부가 파업등 분규의 방지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는것이다. 지난해 현대그룹계열사 분규에 자극받아 김영삼대통령은 재벌그룹들에대해 분규방지를 강도높게 주문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지난22일 청와대에서 가진 30대재벌 회장들과의 오찬석상에서도 『서둘러 노사합의를 해달라』며 『노사화합은 꼭 돈으로만 되는게 아니고 인간적인 대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들로서는 노사분규가 발생하는경우 노사양측을 응징하겠다는 정부측의 함축을 크게 부담으로 받아들이고있다. 기업측은 분규방지를 지나치게 의식하다보면 무리한 임금인상요구를 수락하게된다는 주장이다. 노사양측이 모두 다 정부의 과도한 간섭은 원하지 않는다. 정부로서는 노사의 자율협상을 최대한 보장해줘야할것이다.
셋째는 현대·대우등 조선소노조들이 연합노조를 형성,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수 있게된것이다. 이 새로운 노조가 올해 단체및 임금협약에서 어떠한 조건을 제시하고 또한 어떻게 투쟁을 전개할지가 올해 임금협상에서의 주요변수의 하나가 된다.
노조들 특히 조선·자동차·중공업등의 대단위사업체의 노조들은 협상에서 성숙을 보여줘야겠다. 강성과시용 투쟁은 어느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노사협상도 이제는 합리화되고 선진화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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