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공연기획업/개방 대비한 기획이 없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공연기획업/개방 대비한 기획이 없다

입력
1994.01.23 00:00
0 0

◎내년 빗장풀려… 외국사 벌써 “손길”/오페라부문 미·이등서 10여건 의뢰 우루과이 라운드(UR) 타결로 인한 개방의 파고가 공연기획분야에도 거세게 밀려오고 있는데 비해, 국내 공연기획사들은 무관심과 타성에 빠진 기획에 젖어 있어 국내 공연계가 큰 타격을 입을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부에 의하면 95년 1월부터 각종 공연기획업이 개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문적인 외국의 대형 기획사들이 대거 들어와 국내 공연시장의 상당 부분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그동안 공연계의 경우 외국 연주자들의 공연이 자유롭게 이루어져 사실상 개방된것이나 마찬가지였고 국내 공연시장의 규모가 92년 기준 4백만달러(약 32억원, 음악·오페라·연극, 무용 합계)에 불과해 개방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그러나 90년 이후 우리 공연계의 규모가 성장추세에 있고 내년부터 공연기획업이 완전개방됨에 따라 조금이라도 흥행의 가능성 있는 분야와 특정 연주자들의 공연에는 외국 기획사들의 손길이 뻗칠것으로 보인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의 준공으로 지난해만 20여편 이상의 작품이 선보이며 모처럼 활성화의 전기를 마련한 오페라의 경우 벌써부터 외국의 기획단체로부터 손짓이 오고 있다.

 한국오페라단에 의하면 지난해 10월부터 미국·일본·이탈리아의 오페라 기획사에서 10여건 이상의 기획의뢰가 들어왔다는것이다. 공동제작, 완전 수입공연등 다양한 형태의 제안이 들어오고 있고 이들이 제시하는 비용도 국내 제작과 크게 차이나지 않아 국내 기획사의 설 땅이 크게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

 박기현 한국오페라단장은 『무대 디자인·분장·출연진까지 모두 이탈리아의 중견 오페라단에서 수입해 올 경우에도 국내에서 제작하는 비용인 3∼5억원 수준이어서 이왕이면 본고장의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지금은 오페라의 토착화에 치중한다는 방침으로 수입을 피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검토할 수밖에 없을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최근 삼성나이세스와 CMI(대표 정명근)가 추진하고 있는 뮤지컬공연 「캣츠」가 「직배의 한 형태」라는 논란이 일어나 국내 공연기획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당초 18회 공연에 개런티 45만달러(약 3억6천만원)와 입장료 수입의 18·9%를 제작사에 지급하는 조건으로 계약이 진행됐던 이 뮤지컬은 「직배」라는 기획사들의 반발에 따라 계약의 최종단계에서 입장수익 배분조건은 포기된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움직임이 국내 출연진의 설 무대를 위협할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공연기획계의 한 관계자는 『공연계에 처음으로 뛰어든 대기업이 창작뮤지컬 제작에 관심을 쏟지 않고 외국의 유명극단부터 끌어들이는 안이한 발상도 문제지만, 앞으로 장사되는 공연마다 외국 기획사가 참여할것임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김롱현 한국매니지먼트협의회장은 『자본이 열악한 국내 공연기획사로서는 현재 개방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실정』이라며 정부의 국내 공연계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박천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