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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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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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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1년 우리나라에서 일본에 신사유람단을 보냈다. 그중엔 일찍 개화운동에 투신한 윤치호가 끼어 있었다. 그는 일본을 다녀온 뒤 미국에 가서 신학문을 접하고 귀국해 갑신정변에 가담했다. 이것이 실패로 끝나자 미국으로 망명, 다시 조국으로 돌아왔다.◆개화에 앞장서 서재필등과 독립협회를 만들고 교육활동에 힘을 쏟았다. 그러다가 일제말에 변절해, 귀족원의원을 지내고 광복후 친일파로 규탄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영어에 능통하였기에 국어와 영문의 일기를 남겼다. 외국을 많이 다닌탓에 견문이 넓어 우리나라와 외국을 비교한 기록을 일기로 적었다.◆그는 동양 3국의 당시 실상을 있는대로 그렸다. 매우 인상적인 대목이 청결의 문제다. 제일 깨끗한 나라와 국민은 일본이었다. 습기가 많은 기후의 영향이 있겠지만 목욕을 자주 하고 쓰레기를 치우는게 버릇처럼 되어 있었다. 여기에 비해 우리나라와 중국은 오물과 불결을 끼고 사나 다름없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이때엔 불결이 위생의 문제이지 환경 차원으론 생각 못했을 것이다.◆1세기의 세월이 지난 오늘은 어떤가. 청결감은 크게 나아졌다. 그러나 환경문제와 연결하면 멀어도 한참 멀었다. 쓰레기강산, 오염천지는 무슨 말로나 변명이 쑥스럽다. 더욱 답답한게 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깜짝 놀라고, 그것도 잠깐뿐이다. 잘잘못의 근본은 따져보지 않고 한풀이 원성을 터뜨리고 흐지부지 잊는다.◆세상를 떠들썩하게 만든 「썩은 물」은 썩은대로 흘러간다. 1세기전 윤치호의 한탄이 오늘에 다시 반복됨이 서글플 따름이다. 환경정화에 앞서 머리의 청소가 필요한 것 같다. 생활의 불결은 수치이고 곧 우리네 삶까지 위협한다는 사실을 자각하는게 환경대책의 첫걸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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