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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소평이 바빠졌다/최근 잇단 정치행보… 해석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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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소평이 바빠졌다/최근 잇단 정치행보… 해석분분

입력
1994.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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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적 언론노출… 건재과시/보혁간 균형 직접조정/후계체제 다지기 유력 올 8월이면 90세가 되는 중국의 최고실권자 등소평의 최근 「정치적 행보」가 부쩍 늘어나고 있어 그 의미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연례적으로 상해에서 피한을 해왔던 등소평은 예년보다 조금 이른 지난해 12월 13일 자신의 막내딸 등격과 함께 상해로 갔으며 현재까지 그곳에 머무르고 있다.

 등은 신년 첫날 상해의 번화가인 남경로와 회해로를 차를 타고 시찰하였으며 상해를 굽어 볼 수 있는 시 중심가의 신금강호텔 꼭대기에도 올랐다. 자신의 건재를 과시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는 행동이다. 등은 마주친 사람들에게 아무 말도 건네지는 않았지만 한때 사망설까지 나돌았던 그가 건강한 상태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상해에서의 노출이 의도적이었음은 홍콩의 친중국계 신문인 문회보가 최근 그의 상해동정을 상세히 보도하면서 확인된다.

 이러한 등소평의 동정은 중국의 언론에서는 일절 보도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등소평의 동정과 관련한 보도는 1월 22일 상해TV에 모습을 드러낸지 꼭 11개월만인 12월 22일 북경서 인민대표대회의 투표사실을 전하면서 그와 진운이 투표에 참가했다고 사진 없이 보도한것등 2건이 전부다.

 그러나 최근들어 등과 관련한 주목할만한 보도가 당기관지 인민일보에 게재되었다. 지난 14일자 인민일보는 이론란에서 「등소평개방개발사상과 상해 포동개발」이라는 장문의 논문을 게재했다.

 이 논문은 90년초 (당시 등소평은 최후까지 보유하고 있던 당군사위주석직마저 내놓아 형식상으로 완전은퇴한 상태였다) 상해를 시찰하고온 등이 정치국의 지도자들에게 포동지구의 개발 중요성을 강조했고 이에 따라 이해 4월 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이 포동지구개발에 관한 중요 결정을 내렸다는것이다. 이는 「은퇴한」 등소평이 중요 정책결정과정에 구체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뚜렷이 해주는것이다.

 건강을 과시하고 또 중요 정책결정과정에 그가 깊숙이 관계하고 있음을 새삼 강조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이는 당내 역학관계가 그가 직접적으로 「조정」해야할 정도로 꼬여 있기때문인것으로 분석된다.

 8월 전인대에서는 개혁파의 의도대로 경제성장 목표의 상향조정이 이루어졌고 이에따른 경제과업을 수습하는 책임조차도 보수파가 아닌 개혁파인 주용기가 도맡아 했다.

  또한 보혁 갈등으로 특징지워졌던 당내갈등도 중앙과 지방간의 갈등이라는 새로운 양상으로 전환되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져 보수파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지난해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본격화된 등소평의 「정치적 행보」는 개혁파쪽으로 크게 기울어진 세력균형의 회복을 통해 최고 실권자로서 자신의 존재를 보다 뚜렷이 하려는 시도로 분석되고 있다. 11월 14기 3중전회를 앞두고 고속성장론을 기조로 한 「등소평 문선」의 대대적 홍보는 긴축과 구조조정으로 한창 경제의 주도권을 잡아나가던 개혁파이자 자신의 심복으로 간주되어오던 주용기의 발목을 잡는것이었다.

  또한 12월 중순에 단행된 군인사는 이른바 92년 14차 당대회에서 된서리를 맞은 양상곤·양백영등 양가군세력에 대한 「박멸」의 성격보다는 「배려」의 성격이 보다 강한것으로 해석된다.

 등소평은 상해에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춘절(설날)에 즈음하여 TV에 모습을 나타낼 예정인데 짤막한 연설도 준비중인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의 개혁이 결국 자본주의의 길을 걷는것이 아니냐는 많은 당간부들의 우려를 겨냥, 사상의 해방을 강조하고 또한 실패를 두려워하지말라는 내용이 될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계지도자중 「최고령」의 현역임을 과시하는 등의 이러한 바쁜 행보는 생전에 후계체제를 확고히 해두려는 의도임이 분명한것같다.【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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