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불리에도 외국어고 돌풍… 재수 약세/학과 인기에 따라 합격선 양극화 현상도 22일 입학사정결과를 발표한 94학년도 서울대입시는 14년만에 부활된 대학별고사가 당락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격자들의 평균점수는 자연계가 인문계에 비해 50점이나 낮은 것으로 집계돼 총점중 1백50점이 반영된 자연계의 수학Ⅱ과목이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내신 1등급에 수능점수 1백75점을 기준으로한 주요학과의 대학별고사 합격선은 인문계는 4백점 만점에 ▲법학과 2백70점 ▲정치·외교·경제·영문학과 2백65점 ▲경영·국제경제·사회학과 2백60점등으로 알려졌다.
자연계의 경우는 ▲전기전자제어공학군·의예과 2백50점 ▲기계공·산업공·치의예·미생물학과2백45점 ▲물리·컴퓨터공학과 2백40점대로 분석되고 있다.
서울대는 인기학과와 비인기학과의 합격자점수대는 인문계열의 경우 9백30점∼7백30점, 자연계열이 9백30점∼6백15점으로 나타나 합격자간의 점수차가 인문계는 1백90점에 불과하나 자연계는 3백15점이나 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현상은 같은 학과의 합격생 사이에도 최고―최저득점자의 편차가 크기 때문으로 대학별고사가 변별력이 큰 결정적 잣대로 작용한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 내신 13등급에 수능 1백51점의 성적으로 농업생명과학대 동물자원학과에 합격한 송모군(서인천고3)의 경우 대학별고사에서 내신 1등급지원자에 비해 60여점 이상 벌어진 점수차를 만회했다.
또 내신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외국어고 졸업자들이 무더기로 합격한 사실도 따지고보면 내신과 수능에서 발생한 소폭의 점수차가 대학별고사에서 크게 뒤집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총점 8백점 이상 합격자는 인문계 1천4백35명중 1천3백48명(93.9%), 자연계 2천7백5명중 1천4백13명(52.2%)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의 5백55개교 보다 6개교가 줄어든 전국 5백49개교가 합격자를 배출했으며 서울 대원외국어고(1백86명) 서울과학고(1백32명)등 8개 고교는 졸업생과 재수생을 합쳐 50명 이상을 합격시켰다.
성별로는 남자 78.27% 여자 21.73%로 여학생합격자비율이 지난해 23.1%에 비해 1.37%포인트 떨어져 여학생들의 대학별고사 기피현상을 반영했다.
재수생비율은 31.58%로 지난해 35.3% 보다 3.72%포인트 떨어져 재학생 강세현상이 5년째 계속됐다.
이번 입시에서는 대학별고사의 영향으로 동점자가 한명도 발생하지 않는등 변별력이 높아진 점이 두드러지지만, 수험생들의 지원경향은 여전해 법학, 정치, 경제, 영문, 의예등 전통적인 인기학과의 합격선이 높은데 비해 농대등 비인기학과의 합격선은 크게 떨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부분적으로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음악대학 작곡과는 작곡전공에서 실기시험성적이 저조한 수험생이 많아 15명 정원에 12명만 선발, 전체합격자수는 당초 4천9백5명에서 4천9백2명으로 줄어들었다.
백충현교무처장은 『14년만에 부활된 대학별고사의 특징은 변별력이 높아졌다는 점』이라며 『대학별고사와 수능시험 및 내신성적과의 상관관계등 자세한 입시분석은 2월말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최성욱·김범수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