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빈부국 연결고리 역할을”/인간애없는 과학은 시련줄수도/지구온난화·핵문제가 최대난제/각민족 공감할 세계적 윤리관 필요21세기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것이며 우리가 준비해야 할것은 무엇인가. 세계적인 석학 폴 케네디교수(미예일대·역사학)는 KBS특별대담(주제 「21세기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21일 하오9시45분 방영)에서 『인간의 창의성과 과학은 눈부신 발전을 가능케 하지만 인간애와 교육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인간에게 엄청난 도전을 가져올 수 있을것』이라고 경고했다. 「강대국의 흥망」 「21세기준비」등의 저서를 통해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케네디교수와 사공일세계경제연구소이사장 이상우21세기위원회위원장과의 대담내용을 정리한다.
―(사공)교수님의 저서 「강대국의 흥망」이 나온후 세계는 정치·경제분야에서 엄청난 변화를 겪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아직도 미국의 입지가 점점 약화되는것이 불가피하다고 보는지요.
▲94년이 88년과 가장 다른 점은 강대국 소련이 쇠퇴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미국의 위치와 힘을 강화시켜 주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예산적자 무역수지적자 교육문제 빈민문제등은 우려할만 합니다. 이같은 요인들은 장기적으로 미국의 쇠락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학기술 폭발시대
―(이)21세기의 신세계질서에 대해 이야기해 보죠. 21세기 신세계질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본적인 요인은 어떤것이라고 보십니까
▲변화의 요인이 너무도 많기 때문에 21세기후반까지의 일을 예측한다는것은 무의미한 일입니다. 최소한 25년동안 지구촌의 진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은 과학기술의 급속한 변화입니다. 우리는 과학지식의 폭발시대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공)지난해말 종결된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은 다변주의의 승리의 한 예라고 봅니다. 그러나 반대로 지역주의가 상승하는 현상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순된 현상을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매우 어려운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것처럼 지역경제체가 형성되는 동시에 산업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등은 세계적인 범위로 확장되는 모순된 현상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지역경제안에서는 관세를 철폐하고 보호주의를 없애면서도 역외국가들에게는 이런 혜택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솔직히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 맞는 적당한 답을 생각해 보지 않은것이 사실입니다.
○자연파괴 절대 금물
―(이)다가올 21세기에 새로운 세계질서를 구축하고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관을 형성하려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오늘날 지식과 과학의 발전은 정치 윤리 및 교육제도와 병행해서 발전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질적인 지식은 전통적인 교육과 사고방식 또 정치력보다 더빠르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21세기를 향하면서 우리의 사고방식을 많이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세계적인 윤리관을 계발해서 전세계의 민족들이 서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연을 파괴시키거나 인간을 멸종시킬 수 있는 상태로까지 자연을 지배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사공)다가올 21세기를 낙관적으로 보십니까.
▲역사학자라면 21세기는 낙관적이어야만 한다고 말할것입니다. 그러나 2차세계대전후 인간은 지구를 멸망시킬 수 있는 대량의 파괴적인 무기를 개발했습니다. 또 일부 과학자들은 인구의 증가와 자연파괴적인 행위들로 인한 지구온난화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온난화현상과 핵무기 문제는 21세기를 낙관적으로 보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교수님은 저서에서 유엔의 중요성을 강조하신 걸로 아는데 유엔을 통해 좀더 평화롭고 안정된 세계질서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유엔 중요성 날로 고조
▲냉전종식이후 유엔을 좀더 정교하고 비군사적인 형태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봅니다. 빈국과 부국의 환경협정은 유엔산하 조직에 의해서만 조정될 수 있을것입니다. 개발도상국가 여성과 어린이의 지위를 향상시키는것은 유엔의 회의와 조직에서만 거론될 수 있는 문제들입니다.
―(사공)세계는 경제적으로 더많은 공공재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공익제공에는 비용지불의 부담이 있습니다. 공공재를 제공하는데 뒤따르는 비용을 적절하게 나눌 수 있는 방법은 어떤것이 있을까요.
○공공재개발 동참 절실
▲그 문제는 정치적으로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21개 부유한 나라들의 주머니를 털어 1백30개의 가난한 나라들을 도와주는 일이기 때문이죠.
저는 개인회사나 자본가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공공재개발에 참여할 능력이 있으며 동시에 이익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과거에 외국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은 한국인들은 이제 전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는데 기여하고 싶어 합니다. 한국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에는 어떤것들이 있을까요.
▲독일정부의 예를 들고 싶습니다. 독일은 경제가 회복되면서 많은 돈을 들여 외국의 교수와 학생들을 독일로 초대했습니다. 독일은 단지 이들이 독일의 문화를 이해해 주는것만으로도 만족했지요. 둘째로 한국은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를 연결할 수 있는 독특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것입니다. 한국은 유럽의 전통적인 제국주의 국가가 아니기때문이죠.
―(이)마지막으로 한국인들에게 하고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어쩌면 우리는 21세기에는 20세기보다 더큰 소용돌이에 빠지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자신들과 특히 젊은이들을 교육해야 합니다. 또한 정치가들은 진지하게 세계적인 문제들을 고민하면서 가능한 해결책을 생각해야 합니다. 인간의 지능과 인간애로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20세기에 겪었던것보다 더 큰 재앙을 21세기에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정리=김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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