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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노사화합 돈만으론 안된다”/김대통령­30대그룹회장대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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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노사화합 돈만으론 안된다”/김대통령­30대그룹회장대화록

입력
1994.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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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 대우로 갈등해소/불법행위는 강력 규제를” 김영삼대통령이 21일 30대 재벌그룹 회장과 오찬을 함께 한것은 지난해 7월이후 6개월여만의 일이다. 김대통령은 이들 그룹총수들과의 첫자리이후 지난해 연말까지 다시 개별면담을 가졌었다. 김대통령이 그동안 강조해 온것은 설비투자와 수출촉진및 금융실명제 조기정착등이었다. 청와대는 지난해 4년만에 무역적자에서 벗어나 20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는등 기업분위기가 어느정도 살아난것도 김대통령의 재벌총수 개별면담에 힘입은 바 크다는 판단이다.

 이날 두번째 오찬모임도 그 연장선상에서 올해 목표로 하고 있는 「노사화합 원년」달성을 위해 재벌총수들의 의견을 듣고 협조와 이해를 구하려는 생각에서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대화 요지.

 ▲김대통령=여러분을 만나기전에 노조간부들도 만났습니다. 노사안정을 위한 좋은 의견들을 들으려 합니다.

 ▲최종현선경회장=지난 6년사이 임금이 3백%정도 급상승한것이 문제입니다. 3년정도 임금을 안정시키고 싼 해외근로자들의 유입을 허용해주면 경쟁력이 커질것입니다. 금리도 일본 대만수준은 되어야 합니다. 물가가 오른다지만 도매물가는 안정돼 있습니다. 생활방식이 달라져 소매물가가 오르고 있습니다.

 ▲이건희삼성회장=노사문제는 사측의 노임착취와 사상적인 외부조정 두가지가 큰 원인입니다. 제일 중요한것은 노사화합을 깨려는 극소수의 해독입니다. 임금이 두자릿수로 오르면 외국의 저임노동자 유입이 불가피해집니다.

 ▲정세영현대회장=작년의 노사파동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금년엔 자동차부문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조선과 중공업도 호전되고 있습니다. 경총은 임금인상의 가이드라인을 강조하지 말고 권유해주는 정도가 좋습니다. 강제하면 강경노조를 자극합니다.

 ▲김우중대우회장=노사문제는 예방이 중요하고 내부문제보다 외부와의 연결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사문제가 생기면 정부는 노측이나 사측의 불법에 대해 강력규제를 해야 합니다. 제조업은 외국자본유입이 규제되고 있어 기업이윤을 넘어서는 10%의 금리부담을 기업이 지고 있습니다.

 ▲구자경럭금회장=노사가 아니라 이제는 노경입니다. 우리는 사용자가 아니라 경영자입니다. 재무부에서는 공무원이 한번 들어가면 관련업체로 계속 자리를 바꾸어가며 근무해 정년을 넘어 70세까지 근무합니다. 그래서인지 재무부는 은행등 산하업체들을 지나치게 보호하고 있습니다.

 ▲조중훈한진회장=부실기업 6개를 인수해 재건해 보았는데 제일 중요한것은 인간입니다. 학벌과 학식이 아니라 처녀지를 개척하는 식의 사업가정신이 필요합니다. 공단조성을 민간에게 맡기고 이윤이 나면 세금으로 흡수하면 됩니다.

 ▲김선홍기아회장=기아자동차는 강경파가 노조를 구성하게 됐습니다. 경기지역에는 기아에 문제가 날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기아에서 노임을 올려 경인지역의 시발점으로 하려는 것 같습니다.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절대로 분규가 없어야 한다는 원칙을 너무 강조하면 노임을 올려줘야 하는 부작용이 초래됩니다.

 ▲김상하삼양회장=정부는 무노동 무임금, 복수노조금지, 제3자 개입금지등에 확고한 입장을 정리해주어야 합니다. 대통령께서 산업현장을 자주 찾아 화합분위기를 만들어 주십시오.

 ▲김중원한일회장=기업규제가 너무 많습니다. 하지말라는 규제대신에 하도록 하는 풍토가 필요합니다.

 ▲김대통령=여러분의 건의를 모두 검토하겠습니다. 금년에 서둘러 노사합의를 해주십시오. 노사화합은 꼭 돈으로만 되는게 아니고 인간적인 대우가 중요합니다. 금년에는 지난해보다 흑자폭을 더 키우고 놀라운 경제기적의 해가 되도록 최선을 다 합시다. 근로자와 기업가 그리고 정부가 최선을 다하면 안될 일이 없습니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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