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문화주제는 국락, 1월의 문화인물은 가야금을 창안한 낙성 우륵이다. 20일 세종문화회관서 축하공연과 함께 선포식으로 막을 올린 국악의 해는 1년동안 학술세미나 공연 전시회 연구서적발간등 50여개 기념행사로 펼쳐진다. 정부가 해마다 연간 문화주제를 선정하고 민간예술단체를 주축으로 문예중흥의 토양을 집중적으로 가꾸기 시작한것은 91년부터였으며 연극·영화(91년) 춤(92년) 책(93년)에 이어 국악이 네번째로 선정되었다. 민족정서를 가장 토착적인 양식으로 표현한 전통예술인 국악은 문예중흥의 연간주제로는 제일 먼저 선정되는것이 마땅한데도 뒤늦게 네번째로 선정되었고 그나마 연간문화주제가 지난 10월에야 확정되어 간신히 조직위만을 구성하고 행사계획조차 마련하지 못한채 허둥지둥 국악의 해를 맞아 준비소홀의 흔적이 곳곳에 엿보인다. 그러나 한양정도 6백년이자 한국방문의 해이며 우루과이협상타결이후 국제화 세계화의 구호가 새삼 드높기만한 94년의 주제로 전통예술인 국악이 선정된것은 국제화가 해외문물의 분별없는 수용이나 동화가 아니라 고유전통문화의 적극적인 개발과 해외소개임을 강조한다는 측면에서 뜻이 깊다.
가무음곡은 인간감정의 가장 소박하고 원초적인 표현수단이어서 어느 민족이든 고유하고 독특한 전통음악을 지니고 있으며 국악은 우리민족의 정서를 진솔하게 담고 있으면서도 개화의 물결을 타고 들이닥친 서양음악에 밀려 오랫동안 방치된채 홀대를 받아왔다. 그러다가 전통문화예술 재조명의 시대적인 추세에 힘입어 최근에는 국락원의 확대개편, 4년제대학의 국락학과설치등 인재육성의 체계가 잡히고 문헌조사 채보작업등 학술연구도 본격화되어 전통예술의 기반과 토대가 어느 정도 형성되었다. 국악관현악단의 조직과 연주 및 창작활동도 본격화되고 양락과의 협연등 새로운 시도도 있었다. 특히 판소리영화 「서편제」가 지난해 사상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것은 가슴속 깊이 잠재해 있던 우리 가락에의 향수와 관심이 폭발적으로 표출된것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국악에는 아직도 문제점이 허다하게 도사리고 있다. 국민적 관심이 회복되고는 있지만 외부적으로 국악은 외래표현양식에다 외국의 정서를 담은 양악에 밀리는 상황이고 내부적으로도 농락 판소리 사물놀이등 속락의 분방함은 되살아 나고 있으나 궁중제례락 가사 시조등 정락의 장중함은 그대로 잊혀져가고 있다.
모처럼의 국악의 해가 한낱 일과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문제점을 바로잡고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여 우리의 가장 전통적이고 고유한 예술인 국악이 참모습을 되찾고 온국민과 친숙해지는 계기가 되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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