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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 2개기증 곧 실명자 이식/늦봄 문익환목사 빈소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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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 2개기증 곧 실명자 이식/늦봄 문익환목사 빈소 주변

입력
1994.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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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이은 조문행렬 각계 3천여명 다녀가/김대중씨 80년공판 회고… 조사읽기로 ○…문익환목사장례위원회(위원장 계훈제 백기완씨등 8명)는 장례명을 「통일의 선구자 고 늦봄 문익환목사 겨레장」으로 정했다. 장례위원장에는 계훈제, 김관석, 박순경, 백기완, 신현봉, 이기택, 변형윤씨등 8명이, 고문에는 김수환추기경, 강석주스님, 김대중, 공덕귀, 강원롱, 김정현목사등이 추대됐다.

 장례위원회는 ▲검은 리본을 답시다 ▲분향소를 설치합시다 ▲애도의 현수막을 겁시다 ▲영결식이 거행되는 22일 상오9시에 묵념을 올립시다등 추모지침을 정했다.

 ○…장례위원회는 경기남양주군마석면 모란공원묘원과 경기 동두천시 소요동 상암 선산등 두 군데를 장지로 검토한 끝에 고박종철군등 민주열사들이 묻혀있는 모란공원으로 최종 확정했다. 문목사의 빈소를 19일 하오 2시 도봉구수유동 한신대 본관으로 옮긴 장례위원회는 22일 상오8시 한일병원에서 발인예배를 갖고 유해를 수유2동 자택과 4·19묘지를 거쳐 한신대 수유동 캠퍼스 대운동장에 모신후 상오 9시 장례식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장례위원회는 22일 정오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민예총 주관으로 1시간 가량 치러질 노제는 고인이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산 만큼 침통한 분위기만이 아닌 고인의 삶을 기리는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될것이라고 말했다.

 ○…한신대 빈소에서는 19일 하루동안 서상목보사부장관, 김덕용의원, 이홍구전 통일원장등 각계인사 3천여명이 고인의 행적을 얘기하며 추모했는데 영결식이 치러지는 22일까지 매일 하오 1시와 5시 30분께 기독교장로회 주최로 추도예배가 열린다. 20일엔 한신대 대강당에서 고인의 생애와 활동상을 담은 비디오가 상영된다.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은 장례위원회와 별도로 21일 하오 2시 대학별로 추모제를 가진뒤 이날 하오 7시 한신대강당에 모여 추모의 밤행사에 대거 참석키로 했다.

 ○…고인의 평소 뜻에 따른 장기기증은 갑자기 변을 당하는 바람에 안구 2개외에는 기증되지 못했다. 고인의 안구는 이날 하오 1시30분께 서울강남성모병원 의료진에 의해 적출됐는데 7일안에 2명의 실명자에게 이식될 예정이다.

 ○…19일 상오 10시께 부인 이희호여사와 함께 빈소를 찾은 김대중씨는 가족들을 위로한후 『고인이 1년만 더 살았더라도 바늘구멍같은 통일의 길을 보셨을 것』이라며 슬퍼했다. 김씨는 고인이 『순수와 열정으로 평생을 살다가신 이 시대의 큰 자산이었다』며 『고인과 같은 시대를 산 우리들은 커다란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80년 김대중내란사건공판에서 고인이 『김대중이 어떻게 빨갱이냐』고 외친 기억을 되살리며 문목사를 회고하고 영결식에서 조사를 낭독하기로 했다. 한편 같은 시간에 빈소를 찾은 김정남청와대 교문수석, 한완상전통일부총리등이 김씨와 조우하기도 했다.

 ○…장례위원회 홍보부장을 맡은 김근태씨는 『고인이 지난 14일 프레스센터에서 있은 고 박종철군 7주기 추도식에 참가했을 정도로 노익장을 보였는데 갑자기 쓰러지다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빈소에는 김종필민자당대표 허경만국회부의장등 각계 인사들이 보낸 조화가 속속 도착했다.

 ○…하오11시께에는 문목사의 3남 성근씨(41·영화배우)가 대기실에 와 조문객들에게 인사하던중 장례위원회가 붙여놓은 「술·담배를 자제해 달라」는 벽보를 보고 『빈소 분위기가 너무 엄숙해 유족으로서 오히려 죄송하다』며 『보통 상가에서처럼 술·담배도 하시고 자유스럽게 대화도 나누어 달라』고 말해 다소 딱딱했던 분위기가 부드러워졌다.【현상엽·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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