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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유평상사 2억어음 할인때/전은행장이 개입·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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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유평상사 2억어음 할인때/전은행장이 개입·부탁

입력
1994.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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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금액 모두 백30억/미교환어음 22장… 파문 확대 장영자·이철희씨가 실제 주인인 유평상사의 부도어음이 연일 새로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김영덕전서울은행장(신탁은행과의 합병전)이 유평상사 어음을 할인해주도록 금융기관에 부탁한 사실이 밝혀져 이번 사건의 파문이 계속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알려진 삼보신용금고와 대아·민국신용금고외에 벽산신용금고도 지난해 10월초 2억원짜리 유평상사 어음을 할인해주었다가 11월11일 부도가 난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이 과정에 김영덕전서울은행장이 개입, 할인을 부탁한것으로 밝혀져 김씨와 장씨의 관계가 새로운 의혹으로 떠올랐다. 금융계에서는 지난 82년 이·장사건이 터졌을때 김전행장이 서울투자금융사장으로 있었던 점에 비추어 그때부터 잘 알고 지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벽산신용금고는 그러나 이 어음에 대한 보증인의 예금을 회수, 대금을 변제 받은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지금까지 알려진 장씨 관련 사고금액은 ▲유평상사가 발행한 어음 47억3천만원 ▲장씨의 사위인 김주승씨가 대표인 이벤트꼬레가 발행한 어음 47억5천만원 ▲장씨측이 동화은행에 담보로 제공한 대명산업 어음 30억원등 모두 1백24억8천만원으로 집계됐다. 또 건설업자인 김모씨가 유평상사 당좌수표 5억원을 가지고 있다가 지난해 12월23일 강남신용금고에 예금으로 맡겼으나 부도처리돼 사고금액은 1백30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유평상사가 주거래은행인 서울신탁은행 압구정지점에서 교부받은 어음 10장과 당좌수표 4장, 이벤트꼬레가 장기신용은행으로부터 교부받은 어음 12장이 아직까지 교환에 들어오지 않아 사고규모가 더욱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장씨의 한 측근에 따르면 장씨는 출소후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바탕으로 모종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융권인사 줄대기와 ▲유평상사와 같은 영세사업체 인수에 주력해왔다고 밝혀 장씨가 사업자금동원에 이들을 이용하려 한것으로 보인다. 이 측근은 또 장씨가 이번 사고를 막는데 최소한 3백억원이 필요하다고 말해 사고규모가 더욱 커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평상사 부도사건 의문점/①장씨 거액 왜필요했을까 ③삼보 규정위배 할인이유/②동화은 지급보증 대가는 ④금융계인사 관련 밝혀야

 이번 사건은 일단 장령자·이철희씨가 10년간의 교도소 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후 사업을 재기하려고 자금을 모으는 과정에서 빚어진 사고로 보인다. 당초 지난해 12월13일 유평상사가 부도를 냈을때만 해도 이 사건은 관심을 끌지 못했었다. 유평상사는 자본금 1억, 매출액 2천3백만원(92년)의 이름뿐인 기업으로 세인의 관심을 끌만한 사건이 아니었다. 그러나 유평상사의 실질적인 주인이 장씨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부도어음의 규모가 갈수록 커지면서 「제2의 이·장사건」으로 비화하는게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금융계에 심상치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장씨는 유평상사라는 기업을 지난해 10월 인수, 군시절부터 이철희씨와 막역한 사이였던 최영희씨(전 국방부장관)를 대표이사로 앉히고, 불과 1개월여동안 수십억원어치의 어음을 발행(현재까지 밝혀진 금액은 67억여원)했으며 이 어음이 대부분 부도가 났다. 또 장씨부부가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에 대한 매각계약 위약금으로 사위인 탤런트 김주승씨가 운영하는 이벤트꼬레(지난해 12월16일 부도)명의의 어음을 (주)부산에 지불했다가 이 어음도 부도가 났는데 이 때문에 장씨가 유평상사뿐 아니라 이벤트꼬레도 자신의 자금조달에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금융계에서는 보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 많은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큰 의문점은 장씨가 왜 이처럼 어음을 남발했는가, 이 자금이 왜 필요했는가 하는 점이다. 장씨가 발행한 어음은 모두 1백14억8천여만원(담보용으로 맡긴 대명산업 어음 30억원은 제외)에 이른다. 이 가운데 사용처가 확인된 금액은 ▲부산동구청에 세금으로 낸 5억6천여만원 ▲부동산계약 위약금 42억5천만원 뿐이며 신용금고를 통해 할인해간 66억여원(삼보 50억원, 대아 9억원, 민국 5억5천만원, 벽산 2억원)의 사용처는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다.

 또 다른 의문점은 장근복동화은행 삼성동출장소장이 어떻게 이같은 「형편없는 기업」의 어음에 대해 50억원씩이나 보증을 해줄 수 있었느냐는 점이다. 현재 밝혀진 바에 따르면 장씨측이 1백40억원의 예금을 조성해준 대가로 이 어음에 배서해준것으로 볼 수 있으나 커미션 수수등 다른 이유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보신용금고가 동일인 여신한도를 어겨가면서 50억원이나 되는 어음을 할인해준것도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외부의 압력이나 뒷거래가 없었다면 이들 금융기관이 그만큼 허술하게 영업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금융계 전·현직 인사들이 이 사건에 관련돼 있는 점도 풀어봐야 할 의문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금융계 인사로는 김칠성서울신탁은행 관리부관리역(전 압구정지점장)과 김영덕전서울은행장등이다. 김관리역은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유평상사의 이사로 재직한것으로 등기부에 올라 있으며  김 전행장은 유평상사의 어음할인을 금융기관에 부탁을 한것으로 밝혀졌다.【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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