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력배치·위치선정도 잘못/기기설치 확인않고 준공검사도 팔당수계에 있는 39개 오·폐수처리장 건설 및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는 수질관리에 대한 정부당국의 무책임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정부는 1천5백만명의 수도권 주민 식수원인 한강의 수질보호를 위해 89년부터 무려 6백71억원이상을 들여 모두 39개의 오·폐수처리장을 팔당수계에 설치했다. 그러나 39개 처리장 모두가 부실시공되고 또한 부실시공된 시설마저 제대로 가동되는 곳이 한군데도 없어 심각한 수질오염을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시설은 정부가 서울의 수돗물에서 트리할로메탄이라는 발암물질이 발견된 89년의 물파동직후 만든「맑은 물 공급대책(89∼98년)」중 한강수계의 대표적 사업이다.
감사원이 연인원 3백명을 투입,지난해 9월9일부터 두달간 실시한 감사에서 밝혀진 이같은 사실은 정부가 추진중인 수질보호 대책들이 말 그대로 예산만 낭비하는 겉치레에 그치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팔당수계의 오·폐수처리장에 대한 실태감사 책임을 맡았던 감사원 심일섭기술3과장은 처리장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환경처의 잘못된 사업지침 및 사후감독부재 ▲시공업자의 부실시공 ▲시공업자와 공무원의 담합에 의한 불량자재 사용등을 들었다.
시설운영과 관련하여 오·폐수처리장에 영양사(용인·남양주군),조리사(광주군),위생사(양평·남양주군)를 배치해 근무시키는 등 환경과 전혀 무관한 공무원이 근무하는 웃지 못할 사례도 있었다.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난 주요적발사항은 다음과 같다.
▷13개 간이오수처리장◁
1,팔당수계내의 간이오수처리장에 들어오는 폐수의 수질이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최하 1백20PPM으로 설계되었으나 13개 처리장에 유입되는 폐수의 수질이 9∼82PPM으로 처리가 불필요하다.그나마 별다른 처리가 필요없는 이들 폐수조차 하루에 1천1백톤만 처리장에 모여 처리장의 일일처리능력(3천7백톤)에 크게 못미친다.
이는 가정오수관과 이를 모아 처리장으로 보내는 차집관로공사를 제대로 하지않아 정작 처리가 필요한 가정의 오수는 한강으로 그대로 방류되고 처리가 필요없는 맑은 물인 빗물,계곡물등이 부서진 차집관로등을 통해 처리장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다.감사원은 이와 관련,환경처가 당초 89년 사업계획을 마련하면서 일선 시군에 잘못된 설계지침을 내려준데다 시공업자의 부실공사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2,시공업자가 5천만원상당의 오수측정기기를 설치하지 않았음에도 양평군은 확인없이 준공검사를 내주는 등 모두 11개의 처리장에서 5억3천만원상당의 기기가 설치되지 않았거나 부실시공돼 가동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
▷11개 축산폐수처리장◁
축산폐수는 1·2차에 걸쳐 이중 처리토록 설계하였음에도 10곳은 재처리없이 매일 4백톤가량(BOD 최고 485PPM)을 한강에 그대로 방류시키고 있다.또한 구역내 1백49개 축산농가중 38곳은 폐수가 처리장으로 가지 않고 그대로 방류되고 있는데 이는 일선군에서 공사계획을 잘못 세우거나 부실시공으로 축산농가의 폐수가 처리장으로 유입되지 않기 때문이다.또 현장확인을 하지 않아 불필요한 처리장을 2곳이나 만들었다.
▷8개 분뇨처리장◁
이천·양평·광주군에서 처리장을 만든뒤 한번도 청소를 하지않아 처리장 용량의 30%에 적체물이 쌓여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또한 지난해 8월에는 펌프가 고장났음에도 예비펌프를 갖추지 않아 분뇨를 그냥 방류한 곳도 있었다. 이들 처리장은 관리부실로 92년3월이후 지금까지 25회에 걸친 방류수 수질검사에서 17회나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해 배출했다.
▷7개 하수처리장◁
광주군처리장은 하수를 모으는 관을 잘못 연결해 1일 처리용량의 배가 넘는 맑은 물이 유입돼 하수수질의 희석으로 처리장의 설계기준인 BOD 1백56PPM에 미달돼 처리장으로의 기능이 상실됐다.정작 처리가 필요한 1일 1천4백톤의 하수는 차집관로 시공잘못으로 역시 한강에 그대로 배출된다.【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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