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의료·교육 등 폭넓게 활용 「특수한 옷을 입고 투명인간이 되어 어디든지 마음대로 가고싶다. 새가 되어 넓은 하늘을 훨훨 날아다닐 수만 있다면.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를 미지의 세계에서 만날 수는 없을까. 짝사랑하는 이성과 별천지에서 단둘이 살고싶다…」 누구나 한번쯤 품어보는 생각들이다.
도저히 실현될 수 없을 것같던 이러한 상상의 세계가 속속 실현돼 선진각국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으면서도 마치 현실속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가상현실감(VIRTUAL REALITY)이 최근들어 오락게임은 물론 의료및 치료, 교육, 건축설계, 상품판매등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25년전에 등장한 가상현실이란 개념은 10여년전 미국 캘리포니아 VPL연구소의 제이런 레이니에 의해 구체화됐다. 처음 활용된 분야는 비행조종사 훈련도구. 이후 컴퓨터, 인공지능, 실체안경학, 원격조종, 입체디스플레이등 첨단기술의 눈부신 발달에 힘입어 가상현실은 인간의 꿈을 실현시켜줄 「신의 기기」로 각광받게 됐다.
가상현실을 만끽하려면 별도의 장치가 요구된다. 천연색 입체영상을 볼수 있는 시각장치인 HMD(HEAD MOUNTED DISPLAY)와 감지기가 부착된 데이터장갑이나 옷을 착용해야 된다. HMD엔 음향효과를 제공하기 위해 청각장치가 딸리기도 한다. 물론 가상현실을 제공하는 별도의 소프트웨어도 필요하다.
가상현실의 원리를 가장 발빠르게 받아들이고 있는 분야는 오락게임. 가상현실 오락장치는 안방에 앉은채 로켓을 타고 화성여행을 할수 있게 해주고 비가와서 야외나들이 계획이 물거품이 되더라도 헬리콥터로 나이애가라폭포나 설악산 위로 데려가준다. 신체장애인들이 녹색그라운드에서 축구를 할수도 있고 병상에 있는 아이가 동물원구경을 갈수도 있다.
가상현실은 「첨단기술과 예술의 결혼」에도 획기적인 수단으로 등장했다. 무대장치의 사전계획, 미술분야에서 무한한 상상력의 표현,데이터장갑을 끼고 컴퓨터 화면속의 관현악단을 지휘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는등 예술에 대한 기존의 감각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있다.
가상현실감은 의학분야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 인체의 해부실습이라든가 정신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가상세계를 만들어 준다음 이곳에서 의사와 접촉,치료하는 방법이 가능하다. 또 파킨슨씨병 환자에게 데이터장갑을 착용시킨후 손의 움직임을 컴퓨터에 입력, 진찰에 도움을 얻을수 있다.
가상현실을 이용하면 통신수단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킬수 있다. PC통신망에 개설된 가상의 세계에 접속, 그곳에서 만난 상대방과 필요한 대상물을 앞에 놓고 실제처럼 대화, 행동할 수있다. 이렇게 되면 낯선 상대방과 밀실을 꾸며놓고 가상섹스도 즐길수 있는데 초보적이나마 미국에서는 이미 실현되고 있다.【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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