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11·건설8개/한양·대한유화는 신청포기정부가 업종전문화를 유도하기 위해 지정하는 국내 30대그룹의 주력업종및 주력기업이 18일 확정됐다. 상공자원부는 이날 현대 삼성 럭키금성등 국내 30대그룹이 자체 선정한 69개 주력업종과 1백12개 주력기업을 최종 발표했다.
30대그룹이 확정한 주력업종은 무역유통운수업종이 16개로 가장 많고 화학이 11개, 건설업 8개, 식료품 6개, 전기전자·자동차·에너지업종이 각각 5개, 기계장치 4개의 순으로 나타났다.
주력기업은 무역유통운수업종에서 무역 9개, 종합소매 7개, 운수 8개등 모두 24개업체이고 화학업종에서 석유화학 13개, 화학섬유 6개, 고무등 기타 화학업체 3개등 모두 22개업체다.
그룹당 3개씩 주력업종선정이 가능한 상위 10대그룹은 해당 업종내에서 평균 5개씩의 주력기업을 선택했고 2개 업종이 가능한 11∼30대그룹은 평균 3개씩 주력기업을 선정한 것으로 각각 집계됐다.
자산총액 또는 대출금규모 기준으로 30대그룹에 속하는 한양과 대한유화등 2개그룹은 법정관리절차를 신청중이어서 스스로 주력업종 신청을 포기했다고 상공부는 밝혔다.
주력업종제도상 주력기업이 되면 ▲여신관리대상에서 제외(그룹당 3개업체씩) ▲해외금융및 국내 직접금융기회 확대 ▲기술개발지원 확대 ▲공업입지상 규제 완화 ▲공정거래법상 출자총액제한 완화등 다양한 우대조치가 주어진다.
상공부는 이날 재계가 제출한 주력업종 명단을 종합 점검, 결격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한 뒤 이를 경제기획원 재무부 은행감독원등 관계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주력기업에 대한 각종 우대조치는 사안별로 이달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상공부는 30대그룹의 주력업종 선정결과에 대해 『각 그룹이 전략업종을 중심으로 국제화 개방화추세에 맞게 주요 산업 전반에 걸쳐 골고루 주력업종과 주력기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해설/화학·유통업종 과당경쟁 우려/현대 정유집념·삼성 중화학 변신 재확인/11∼30대그룹은 대체로 특성에맞게 선택
국내 30대그룹이 18일 확정한 주력업종내용은 각 그룹이 향후 전략적으로 육성할 업종을 다양한 분야에 걸쳐 신중히 선택한것으로 평가된다.
우루과이라운드(UR)타결이후 국경없는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국내 그룹들이 이제 종전처럼 경쟁력없는 업체를 무작정 붙들고 갈 수 없는 냉엄한 현실을 인식하기 시작한 결과로 보인다.
종전의 여신관리제도상 주력업체제도는 도입취지와 달리 자금수요가 많고 재무구조가 나쁜 업체 중심으로 운영돼 업종전문화 유도 효과가 적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에 선정된 주력업종 및 그에 따른 주력기업의 면면을 보면 앞으로 각 그룹이 어느 업종에서 어떤 기업을 집중적으로 키워나갈지 짐작할 수 있다.
먼저 제조업부문에선 화학에 11개그룹이 신청, 가장 많은 그룹이 참여했고 식료품에 6개, 전기전자 5개, 자동차 5개, 에너지 5개, 기계장치 4개그룹순으로 집계됐다. 또 국제화흐름에 따라 무역진흥과 유통산업 경쟁력강화, 물류비용 절감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16개그룹이 무역 유통 운수분야를 주력업종으로 신청했다. UR타결과 정부 조달협정체결에 따라 국내 건설시장이 개방되는 상황을 앞두고 8개그룹이 건설업을 주력으로 선정했다.
국내산업의 판도를 사실상 좌우하는 상위 10대그룹의 경우 화학(5개) 자동차(4개) 전자(3개) 기계장치(3개)등 중화학분야를 집중적으로 선정했다. 10대그룹은 그룹별로 3개씩 주력업종을 신청할 수 있는데 자동차전문그룹인 기아는 자동차와 철강 두 업종만 선정해 눈길을 끌었다.
10대그룹가운데 현대는 화학과 기계장치를 포기하고 에너지를 선정, 정유산업에 강한 집념을 보였다. 삼성은 물산이 포함되는 유통을 제외하고 기계와 화학을 선택해 중화학그룹으로의 변신의지를 재확인했다. 대우는 전기전자를 포기하는 바람에 대우전자가 주력기업으로 선정될 기회를 상실했는데 이는 대우전자가 주식분산 우량업체로 여신규제대상에서 빠지는 혜택을 받기때문으로 해석된다. 나머지 그룹들은 대부분 당초 예상대로 주력업종 선정을 마무리지었다고 상공자원부는 분석했다.
11∼30대그룹의 경우 화학(6개) 식료품(5개) 철강(3개) 비금속(3개) 전자(2개)등 그룹 특성에 맞게 다양한 분야를 선택했다. 대체로 이들 그룹은 예상과 달리 중공업업종을 신청대상에서 제외, 상위그룹과의 정면대결보다 개성에 맞는 발전전략을 세운것으로 보인다. 당초 전망과 달라진 그룹은 두산이 기계장치, 한일과 효성이 유통, 동양이 식음료, 동부가 화학, 해태가 전기전자, 벽산이 기계장치를 각각 제외했다. 특히 동양그룹은 모기업격인 동양제과를 주력업종대상에서 과감히 제외하고 전기전자와 유통을 선택해 과감한 경영전략 선회를 보였다.
주력기업은 동일업종에서 그룹내 매출비중으로 따져 10%이상인 업체가 자동선정된다. 따라서 각 그룹의 자발적인 업종선택에 따라 종전까지 주력업체였던 기업가운데 현대석유화학 대우전자등 18개업체가 주력기업에서 제외됐다.
한편 이번 선정결과 화학과 유통업종에 각각 10개이상 다수 그룹이 뛰어들어 과당경쟁이 우려되면서 업종전문화 유도라는 당초 정책목표와 어긋나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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