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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동학이야기」/송기숙「녹두장군」/동학100돌 “값진 기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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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동학이야기」/송기숙「녹두장군」/동학100돌 “값진 기념작”

입력
1994.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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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산고끝 완간 대하소설/「녹두…」/생명사상과 연관 해석 “이채”/「동학…」 동학농민전쟁 1백주년을 맞는 올 벽두부터 비중있는 문인들이 이 역사적 사건을 재조명한 역작들을 보여주고 있다. 중진소설가 송기숙씨(59)가 81년부터 시작한 대하소설 「녹두장군」(창작과 비평사간) 12권을 완간했고, 시인 김지하씨(53)는 동학교주들과 1884년 혁명의 사상적 맥을 짚는 「동학이야기」 (솔간)를 출판한다.

 장편소설 「자랏골의 비가」 「암태도」등을 발표했고 78년 교육민주화선언등에 참여하는등 진보적 지식인상을 보여줬던 송기숙씨는 대망의 「녹두장군」을 완간함으로써 동학 1백주년을 가장 값지게 기념하고 있다.

 1892년 선운사 마애미륵불에 얽힌 비결 이야기로부터 시작되는 이 소설은 전봉준 손화중 김개남등 농민장군과 숱한 농민군이 횃불을 들 수밖에 없었던 필연적 이유를 토착신앙, 동학의 교리, 사회 경제적인 조건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 소설은 고부에서 불붙은 농민군의 봉기가 장흥싸움에서의 처절한 패배로 끝나는 구성을 하고 있다. 

 작가는 동학혁명을 「근대의 출발」로 규정하고 있다. 그는 광주항쟁과 관련돼 영어생활을 하다 출옥한 직후 이 소설쓰기를 시작했다. 외가가 동학에 참여한 집안이라는 개인적인 연관도 있었지만, 암울한 80년대에 동학이야기는 해방과 자유를 상징하는 이야기였다. 

 그는 『민주화운동의 와중에 이 글을 썼다. 10여년간 작품을 쓰면서 동학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지만 역사소설인 만큼 혹시 사학자들이 역사적인 이견을 제기하면 이를 충분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김지하씨의 「동학 이야기」는 동학사상에 대한 개론서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그는 자신이 80년대 이후 줄곧 주장해 온 생명사상과 연관시켜 동학사상을 해석하고 있어 이채롭다.

 「생명운동은 일체 중생의 자아복귀운동이며 역사 안에서는 억압자·지배자·약탈자·파괴자의 인위적인 일체의 죽임에 저항하는 인간을 비롯한 전중생의 조직적인 자기회복운동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우리는 우리 민족·역사 안에서 전민중생명의 회복운동, 즉 활인운동을 통한 우주중생의 자기복귀, 주체회복의 시작을 동학운동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라고 다소 사변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동학사상을 확립한 최제우 최시형 강일순의 사상을 기반으로 동학혁명 당시 민중의 기본적인 정서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동학의 교리집이라고 할 수 있는 「동경대전」의 글들을 해석하고 해설하면서 동학이 1백년이 지난 후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가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는 「동학 이야기」의 서문에서 『1백년이면 강산이 열번 변한다. 동학도 백년중일변할 때다. 오늘의 대격동에 창조적으로 응답하기 위해 환골탈태할 때다. 나의 길도 이 때의 뜻에 따른다』고 밝히고 있다.【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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