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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사찰 실현 여전히 “먹구름”/북­IAEA 3차접촉 무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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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사찰 실현 여전히 “먹구름”/북­IAEA 3차접촉 무소득

입력
1994.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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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변2곳 「제한·전면공개」 이견/“국제제재 일단 모면”… 북 시간끌기 되풀이 핵사찰을 둘러싼 북한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간 협상이 3주째 진행되고 있는 빈의 분위기는 정초 워싱턴과 서울에서 흘러나오던 낙관적인 관측과는 사뭇 다르다.북한과 IAEA측은 17일 3차 공식실무접촉을 가졌지만 IAEA측의 표현대로 핵사찰 실현을 위한 아무런 「청신호」를 보여주지 못했다.미국과 북한은 지난해말 뉴욕에서 부단한 접촉을 통해 임시·통상사찰재개와 팀스피리트 중단발표, 남북특사교환실무접촉재개, 북미3단계 고위급회담 개최등 일련의 시나리오에 합의했던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따라 IAEA사찰단의 입북은 늦어도 1월 중·하순까지는 별 문제없이 실현될 수 있을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막상 북한과 IAEA간에 기술적인 협상이 시작되자 북한은 이같은 정치적 합의를 잊어버린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미·북한간 합의가 전면적인 임시·통상사찰재개보다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IAEA와 북한간 협상개시에 비중이 있었던게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주고 있다.

 실제로 IAEA주변에서는 클린턴행정부가 가시적인 외교성과에 집착해 너무 「앞서간 발표」를 했을지도 모른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과 IAEA간 세차례 공식협상은 상호입장타진(7일), 사찰과 관련한 IAEA의 기술적 요구사항전달(10일), 이에대한 북한의 입장전달(17일)순으로 진행됐다.

 협상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IAEA측은 함구하고 있으나 가장 큰 걸림돌은 사찰대상의 범위와 기술적 문제인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특히 7개 신고핵시설중 북한의 핵의혹 규명에 가장 필요한것으로 간주되고 있는 녕변의 5메가와트급 실험용 원자로와 재처리시설로 의심받고 있는 방사화학실험실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이들 시설에 대해서는 이미 설치된 감시장비의 부품교체 및 정비만을 허용하는 제한적 사찰만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이 정도만으로도 핵안전조치의 연속성은 충분히 보장될수 있다는게 북한의 주장이다.

 이에대해 IAEA측은 임시사찰이 신고내용의 정확성과 완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목적인만큼 취사선택이 아닌 전면적이고 무조건적인것이 돼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함께 사찰의 횟수문제도 완전 해결되지는 않은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북한간 정치적 합의가 어느 수준이었던지간에 북한은 IAEA와의 협상에서 다시한번 시간을 끌고있는것만은 확실하다.

 북한은 IAEA와 협상을 시작함으로써 일단 국제제재는 모면하게 됐다. 그러면서 IAEA와의 협상에서는 「핵의혹」을 최대한 남겨두려는 양면전략을 구사하는듯하다. 이는 지난 1년간 북한이 취해왔던 협상전술이기도 하다. 북한은 위기에 몰릴 때마다 상황을 거꾸로 악화시키는 강공수를 구사하면서 반사이익을 추구해왔다. 특별사찰 압력에 몰리자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 핵안전협정이 발효된지 오는4월로 2년이 돼가는데도 특별사찰은 고사하고 사찰의 가장 초보단계인 임시사찰마저 거부, 북한 핵문제의 진전이 마치 임시사찰재개인것처럼 관심의 초점을 되돌려놓았다.

 북한은 이번에도 아직은 더 버틸 시간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것같다. IAEA와의 4차협상은 빠르면 19일이나 20일께 속개될것으로 보이나 당장 북한의 입장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것같다.

 북한이 전면적인 임시사찰을 수락할 시기는 아마도 미국과의 3단계 고위급회담에서 가장 큰 실리를 얻어낼수 있으리라는 판단이 설 때일것이다.

 여기에는 3단계 회담에서 특별사찰문제가 곧바로 핵심 현안으로 등장하는것을 막기위한 계산도 깔려있는것같다.【빈=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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