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씨 요청 대표취임… 한달만에 사표”/장영자씨측 내도장이용 어음남발/수습관망… 명예훼손땐 법적조치 어음부도 사건으로 금융계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유평상사는 장령자·이철희씨가 지난해 10월 인수, 최영희씨(전국방부장관)를 대표이사에 앉히고 거액의 자금을 조달하는데 이용해온 것으로 18일 밝혀졌다.
또 서울신탁은행 관리부관리역인 김칠성씨(55·전압구정지점장)가 등기부상 지난해 10월초부터 11월말까지 유평상사 이사로 있었던 사실이 확인돼 장씨측이 사업을 벌여나가는 과정에서 사회유력인사나 금융계인사를 이용하려한 것으로 보인다. 장씨는 또 장근복동화은행 삼성동출장소장으로부터 50억원의 어음 배서를 받기 전인 지난해 11월초 사채전주로 보이는 윤모씨등 5명의 이름으로 1백32억원의 예금을 조성해준 것으로 알려져 장씨가 사채업자들과 손잡고 모종의 일을 꾸미려하다 이번 사건이 터진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한편 최영희씨는 이날 본지 취재팀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지난해 9월쯤 이철희씨로부터 간곡한 요청을 받고 대표이사직에 취임했으며 일전 한푼 돈을 댄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대표이사직을 맡은 후 장씨측이 자꾸 내 도장을 찍고 어음을 마구 발행하는등 문제가 있어 한달 남짓만에 사표를 냈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씨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유평상사와의 관계를 설명해달라.
▲나는 장사해본 적도 없고 사업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다. 지난해 9월 군 선후배관계로 잘 알고지내는 이철희씨가 맡아달라고 간곡히 부탁해와 도와주는 마음에서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번 어음부도는 어떻게 된 것인가.
▲나는 어음에 대해 전혀 모른다. 대표이사를 맡은 후 장씨측이 자꾸 내 도장을 찍고 어음을 마구 발행하는등 문제가 있어 취임 한달여만에 사표를 냈다.
―장씨측이 발행한 어음규모는 얼마나 되나.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만 대표이사로 있었던 한달동안만 50여억원이 발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
―장씨측은 이 자금을 어디다 쓰려했나.
▲그것도 알수 없다. 그 많은 돈을 어디다 썼는지 나도 궁금하다.
―소문에는 최대표가 이번 어음부도와 직접 관련이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말도 안되는 소리다. 나는 이름만 빌려준 것이며 장씨측이 사건이 터진후 나에게 민·형사상의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각서를 써줬다. 그러나 장씨측이 현재 적극적으로 수습에 나서고 있으며 수습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에 아직 관망하고 있다. 그러나 명예를 훼손하고 이용하려 한다면 가만있을 수 없다. 법적 조치등을 통해 내 명예회복을 위한 수단을 강구하겠다.
―수습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장씨 소유의 부동산이 많이 있다. 제주도 부산 경주등 요지에 돈있는 사람들이 침을 흘릴만한 땅들이 많다.
―장씨측과의 금전관계는 없는가. 네것 내것없이 지내는 사이라고들 하던데.
▲모르는 소리다. 금전관계는 없으며 다만 장씨가 주식투자에 밝아 약간의 돈을 증권이나 채권에 투자해달라고 맡긴 일은 있다.
―그러면 장씨측과 그처럼 가까운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불교신자로 육·해·공·해병대 불자연합회 회장으로 있다. 장씨는 이철희씨의 부인이기도 하지만 불교신자로서 여러가지 불사를 많이 했다. 그점을 좋게 보았다. 대표이사를 맡을 때까지만해도 10년이나 옥살이를 하고 나온 사람이 또 나쁜 일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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